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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1903호에 얽힌 '특별한' 인연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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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심석희·박승희 룸메이트 

고(故) 노진규. [연합뉴스]

고(故) 노진규.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결코 잊지 않는 이름이 있다. 바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다. 노진규는 2010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뒤 그해 11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쇼트트랙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이후 노진규는 2011년 1500m와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노진규는 2014년 1월 골육종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진행했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경기 중인 노진규. [연합뉴스]

경기 중인 노진규. [연합뉴스]

평창 올림픽에는 노진규를 기억하며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 많다. 노진규는 생전 평창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어했다고 한다.

지난 올림픽 때의 노선영. [연합뉴스]

지난 올림픽 때의 노선영. [연합뉴스]

[사진 노선영 인스타그램]

[사진 노선영 인스타그램]

우선 친누나 노선영(29·부산콜핑)이 12일 동생 노진규를 위해 달린다. 동생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선영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달렸고,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1500m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손에 넣었을 때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노선영은 이날 오후 9시 30분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500m 레이스에 나선다.

친누나 외에도 그를 떠올리며 평창 올림픽에 남다른 각오로 임하는 후배와 동료도 있다.

지난해 노진규 1주기에 글을 올린 심석희. [사진 심석희 인스타그램]

지난해 노진규 1주기에 글을 올린 심석희. [사진 심석희 인스타그램]

[사진 심석희 인스타그램]

[사진 심석희 인스타그램]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는 노진규의 대학 후배다. 심석희는 그의 49재를 지낼 때까지 매주 아버지와 함께 노진규의 유골이 있는 사찰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진규 1주기 때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되도록 많은 분이 오빠를 오래오래 마음에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심석희는 대한체육회와 인터뷰에서 그를 언급하기도 했었다. 심석희는 "나의 멘토는 노진규 오빠다. 언제나 의지할 수 있던 존재였다"면서 노진규를 위해 이번 대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노진규(왼쪽)와 박승희. [사진 박승희 인스타그램]

노진규(왼쪽)와 박승희. [사진 박승희 인스타그램]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박승희. [중앙포토]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박승희. [중앙포토]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승희(26·스포츠토토) 도 노진규와 사이가 각별했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곳에서 훈련하며 연을 쌓았다. 박승희는 노진규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인스타그램에 추모 글을 올리고 "너랑은 좋은 기억뿐이다. 10살에 만나 지금까지 넌 정말 좋은 친구였어. 다음 생에도 우리 꼭 친구로 만나자"고 했었다.

우연일까 인연일까. 노선영·심석희·박승희는 강릉 선수촌 801동 1903호에서 룸메이트가 됐다고 한다. 이들은 노진규를 생각하며 출발선에 설 것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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