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일본 식민 지배 미화’ 개막식 중계 망언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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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평창 겨울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미화한 개회식 해설자의 발언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11일 “NBC로부터 ‘개회식 중계진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이해하며 사과한다’는 내용의 공식 서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 국민 심기 불편하게 했다”서신 #홈피서 앵커·해설자 코멘트 삭제

NBC는 지난 9일 개회식 중계 도중 일본 선수단이 입장하자 “한국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강점했던 국가”라고 소개하면서 “모든 한국인은 국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적·기술적·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은 NBC의 통신원 자격으로 한국에 온 조슈아 쿠퍼 라모였다. 그는 미국 내 아시아 전문가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때도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키신저 어소시에이츠’의 최고경영자다.

이 해설자의 망언은 한인 교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옹호하고 한국을 비하한 망언’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비난 여론이 폭주하자, NBC는 홈페이지에 올린 개회식 영상에서 앵커와 해설자의 코멘트를 삭제했다.

조직위는 이 발언이 나오자 NBC에 즉각적으로 항의했다. NBC는 11일 오전 조직위를 통해 공식적인 사과 메시지를 보냈고, 7500만 명이 시청하는 자사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과를 내보냈다.

NBC가 사과했지만,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NBC 회사 차원의 유감 표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망언한 라모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식 항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타임스 ‘제주는 일본 섬’ 표기 물의=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하며 사용한 한반도기에 담긴 제주도를 “일본이 소유한 섬”이라고 사진 설명에 표기해 물의를 빚었다. 제주도를 독도로 착각한 것은 물론이고, 독도였다 할지라도 일본이 소유했다고 표현하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주영 한국대사관 측은 정정보도를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런던=김성탁 특파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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