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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데뷔전서 개인최고점 최다빈이 울먹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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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에서 개인 최고점을 기록한 뒤 주먹을 불끈 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11일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에서 개인 최고점을 기록한 뒤 주먹을 불끈 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피겨 요정' 최다빈(18·수리고)이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단체전 여자 쇼트 경기에서 개인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늘로 떠나보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표현했다.

최다빈은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16점, 예술점수(PCS) 28.57점을 받아 총점 65.73점으로 6위에 올랐다. 65.73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62.66점을 뛰어넘는 ISU 공인 최고점이었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함께 발표를 기다린 한국 선수들도 모두 환호하며 기뻐했다.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한국 최다빈이 점수 발표 후 감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한국 최다빈이 점수 발표 후 감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다빈은 재즈가수 니나 시몬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만든 곡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에 맞춰 연기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수 없이 해냈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카멜 스핀도 레벨4 판정을 받았다.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깔끔하게 성공한 최다빈은 더블 악셀도 완벽하게 스텝 시퀀스, 레이백 스핀 모두 레벨4로 끝냈다. 최다빈은 연기를 마친 뒤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소 내성적인 최다빈이 내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이었다. 신혜숙 코치도 벅차오르는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최다빈은 점수가 발표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연기 펼치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연기 펼치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최다빈은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10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을 손에 넣었다. 단숨에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픔도 겪었다.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 김정숙 씨가 별세한 것이다. 대회장을 따라다니며 딸의 뒷바라지했던 어머니였다. 이날 올림픽 첫 경기를 소화한 최다빈은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동안 많이 의지했고 믿었던 우리 엄마…. 날 믿어주셨던 엄마가 있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존경하는 사람이자 나의 멘토는 엄마"라고도 했다. 최다빈은 이번 대회에선 이모와 함께 머물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최다빈은 걱정이 많았다. 그는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4대륙선수권 때보다 더 안 좋았다. 신 코치님이 '열심히 연습했으니 자신을 믿고 하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너무 많이 호응해주셔서 많이 놀랐다. 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좋은 점수까지 받을 수 있었다. (주먹을 불끈 쥔 건)내가 할 것을 다 하고 후회없이 연기를 한 게 만족스러워 주먹을 쥔 것 같다"고 웃었다. 최고점에 대해선 "너무 놀라웠다. 생각하지 못한 점수"라고 했다. 최다빈은 21일 열리는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최다빈은 "개인전까지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내 점프에 대해 스스로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몸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점프가 다소 불안해 다듬어야 한다. 준비기간이 길지는 않은데 지금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오늘처럼 후회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치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치는 최다빈 [강릉=연합뉴스]

한편 한국은 단체전 프리스케이팅 진출엔 실패했다. 10개국이 출전한 단체전은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스 네 부문의 점수를 합산한다. 1위부터 10위까지 10점~1점을 부여해 합계 상위 5개국이 프리 무대에 나선다. 한국은 남녀 싱글에 나선 최다빈과 차준환이 각각 6위에 올라 5점씩,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2점(9위), 페어 김규은-감강찬 조가 1점(10위)을 얻었다. 13점을 얻은 한국은 9위로 단체전을 마무리했다. 캐나다(35점), 러시아 출신 선수(31점), 미국(29점), 이탈리아(26점), 일본(26점)이 통과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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