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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잠에 AI 도입 추진 … 인간 지휘관 약점 보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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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이 핵잠수함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사진 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핵잠수함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사진 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 해군이 핵잠수함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잠수함 지휘관의 실전 대응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수중 전쟁 바꿀 게임체인저 잠재력” #한쪽선 AI가 핵잠수함 장악 우려도

SCMP에 따르면 현재 핵잠수함에 적용되는 컴퓨터는 민간 기업 등에서 쓰는 최첨단 컴퓨터에 한참 뒤진다. 이는 잠수함의 특성 때문이다. 실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초래되는 충격과 열, 전자기 방해 등에 견디기 위해서는 잠수함엔 내구성이 더 중요하다.

이로 인해 소나(SONAR·수중음파탐지기)가 받아들이는 신호를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일 등은 거의 전적으로 잠수함 승조원이 직접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급속도로 발전하는 AI를 핵잠수함에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나는 물론 잠수함의 센서, 첩보위성, 해저 음파탐지기 등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양이 갈수록 방대해지고 있어서다.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AI의 특성은 인간인 잠수함 지휘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핵잠수함 지휘관은 수개월 간 깊고 어두운 바다 아래에 있으면서 생활을 잠수함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스트레스는 전투의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을 내리게 할 우려가 있다.

AI는 이러한 감정의 기복 없이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구글의 AI ‘알파고’가 바둑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 지휘관이 생각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전략을 제시할 수도 있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AI는 최근 수년간 중국 잠수함 기술 연구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라며 “AI는 수중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주민 연구원은 “제어가 안 되는 AI가 한 대륙을 파괴할 정도의 핵무기를 지닌 잠수함을 장악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며 “이는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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