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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택 동호인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최근 직업이나 생활수준 등에서 동질성이 높은 학교동창이나 직장동료들끼리 공동으로 땅을 구입하여 집을 짓고 사는 이른바 「동호인촌」에 관한 관심들이 크게 높아가고 있다.
편리하나 삭막하기 쉬운 아파트와 환경조건은 좋아도 관리부담이 큰 단독주택의 장점만을 살린 동호인촌은 비교적 이상적인 새로운 형태의 주택으로 각광을 받는다.
고교교사인 김미정씨(48·서울갈현동)는 최근 대학동창으로 한달에 한번씩 만나온 친구 8명이 공동으로 집을 지어 살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주말이면 땅을 물색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결혼후에는 자주 만나지못했어도 남편과 자녀들도 서로 알고지내는 이들은 같은 담안에 각자의 집을 지어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되 넓은 정원과 세탁장·운동설비등을 공유하며 관리는 공동으로 할 생각이라고 한다.
고객들의 요구에 의한 주문주택도 짓고 있는 현대건설 김정국전무는 이처럼 도시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최근 2, 3년 사이 일고있는 동호인주택에의 관심은 외국의 타운하우스·콘더미니엄등과 비슷한 형태로 폭발적인 아파트보급후에 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동호인 주택촌을 만들려면 몇가지 조건이 맞아야한다. ▲동질성이 높은 그룹일 것 ▲땅구입은 통근(통학)거리 1시간 이내 일 것 ▲수도·하수도·전기·자동차진입로 시설이 돼있을 것 ▲9가구 이내일 것등이 동호인주택의 기본조건.
건측설계가 김현재씨(한미건축 대표이사)는 가구수를 8∼9가구, 가구당 건평 40∼45평정도, 서울지역의 건페율 50%를 감안할때 보통 필요한 최소한의 땅은 4백∼4백50평이 적당한 규모라고 한다.
현행 건축법상 10가구가 넘으면 주택업자등록을 해야하므로 개인들이 집을 짓는 경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대체로 최근의 인기있는 주택자재인 ▲빨간벽돌외양 ▲동파이프난방 ▲거실 페어글라스창 ▲붙박이 장 ▲2개의 화장실 ▲컬러 알루미늄 새시문등을 갖추려면 평당 건축비용이 최소한 1백3O만원.
땅은 학군등으로 서울의 경우 선호도가 높은 강남지역은 너무 비싸고 마땅한 크기를 구하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강북의 불광동·갈현동·구파발지역이나 서울근교 벽제·구리시·성남시 지역등 서울시내버스나 전철이 닿는 지역을 더듬으면 비교적 좋은 조건의 싼땅을 구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땅을 사기전에 반드시 설계를 맡길 건축설계사와 의논하여 자신들이 지으려는 설계의 집에 적합한 땅인지를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동호인주택의 장점은 기능적인 설계의 집이되 넓은 정원을 가질 수 있으며 세탁장이나 탁구대등 체육시설을 공유하며 보일러·안전인원(수위등)을 공동관리하여 단독주택보다 관리를 수월하게 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건축비 또한 같은 수준의 단독주택을 짓는 경우보다 훨씬 낮아진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가치관이나 수입정도·학력등이 맞지않으면 분쟁이 일 소지가 많으므로 특별히 이점에 유의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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