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Talk] 선수촌을 달리는 '주황색 자전거'의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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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강릉 선수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4일 강릉 선수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4일 오후, '주황색 자전거'가 강릉 선수촌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이 자전거 옆에는 'TEAM NL'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이란 뜻이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타고 다니는 이 자전거는 선수촌 곳곳에서 자주 눈에 띈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선수촌 아파트에서 선수 식당으로 이동할 때, 선수촌 근처를 돌아다닐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4일 강릉 선수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세워 놓은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고 있다. 장진영 기자

4일 강릉 선수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세워 놓은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선수촌 주변에서만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선수촌과 경기장을 이동할 때도 자전거를 자주 이용한다. 강릉 선수촌에서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까지 거리는 4~5㎞ 정도. 셔틀버스를 타면 10분 정도 걸리지만, 자전거로 이동하면 20분이 넘게 걸린다.

애니스 다스(Anice Das·33)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는 "강릉은 날씨가 춥지만, 비가 오지 않고, 운동복의 보온성이 좋아서 자전거를 타기에 무리가 없다"며 "셔틀버스를 타는 것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다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네덜란드는 본국에서 자전거 130대를 공수해왔다. 선수촌에서 70대를 사용하고 나머지 60대는 강릉에 만든 '네덜란드 하이네켄 하우스' 등에 배치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선수촌 풍경. 네덜란드 하키 선수가 자국에서 가져온 오렌지색 자전거를 탄 채 선수촌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선수촌 풍경. 네덜란드 하키 선수가 자국에서 가져온 오렌지색 자전거를 탄 채 선수촌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네덜란드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장면이 목격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덜란드 선수단은 과거에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주황색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선수촌 주변에서 타고 다녔다.

애니스 다스는 "네덜란드에서는 사람들이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며 "자전거를 타는 것은 우리의 익숙한 문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빙속 선수 중에는 올림픽 기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하체 단련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게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독일 대표팀의 일부 빙속 선수들도 숙소와 경기장을 오고 갈 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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