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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개정에 '10만원 이하' 한우·굴비 선물세트 인기

중앙일보

입력

설을 앞두고 한우·굴비 선물세트 판매가 늘었다. 현대백화점 직원이 소비자에게 한우세트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설을 앞두고 한우·굴비 선물세트 판매가 늘었다. 현대백화점 직원이 소비자에게 한우세트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개정된 김영란법 덕에 한우·굴비 판매가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설날 보름 전 약 1개월)보다 설 선물세트 판매액이 35%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카테고리별로 굴비·갈치 등 농·수산물이 51% 늘었으며, 한우 등 축산물이 31% 증가했다. 또 가격대별로 5만~10만원 상품이 16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판매액으로 치면 25만원짜리 굴비세트 비중이 크지만, 상품 수량으로 치면 9만원 굴비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설을 앞두고 이 가격대 상품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첫해인 지난해 설 선물세트 중 5만~10만원 가격대는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며, 대신 5만원 이하 상품이 115% 증가했다.

5만~10만원대 설 선물세트 두 배 이상 급증 #개정 김영란법 덕분… 법인 부문 49% 증가 #유통계 고무된 분위기…"판매 비중 늘릴 것"

롯데백화점 설 선물세트.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설 선물세트. [사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품별로 한우(48%)·사과·배(41%) 등 농축산물이 많이 증가한 가운데, 금액대별로 5만~10만원 선물세트가 지난해 대비 171%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월 22일부터 2월 4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역시 축산물(38%)·농산물(35%)·수산물(32%)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온라인쇼핑에서도 한우·굴비 선물세트는 인기다. 이커머스 티몬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5~10만원대 설 선물세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안동한우(8만6000원)’이며, ‘법성포 보리굴비(7만9900원)’가 뒤를 이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으며, 5만~10만원대 농·축·수산물은 23% 증가했다.

업계는 설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선물세트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김영란법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개정한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에게 선물할 수 한도는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까지 올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엔 움츠러들었던 명절 소비 심리가 ‘청탁금지법’ 개정 영향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설 선물세트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법인 부문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개인이 아닌 법인에서 주문한 설 선물세트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49%가량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5만원 이하 와인·생필품을 구매했던 법인들이 올해는 단가를 높여 10만원 이하 한우·굴비를 많이 주문했다”고 밝혔다.

유통가는 설 선물세트 판매 호조에 고무된 분위기다. 또 명절을 1주일 앞둔 시점이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팔리는 기간이라는 판매 호조는 1주일가량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김영란법 덕분에 한우·굴비 등 10만원 이하 신선식품이 설 선물의 대세로 됐다"며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설 명절 전까지 강원도의 우수한 특산물 등 다양한 선물세트를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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