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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빠 살려줘야 돼” 반성한다던 이영학이 쓴 편지

중앙일보

입력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ㆍ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ㆍ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딸의 여중생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수감 중 작성한 편지 등이 공개됐다.

3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영학의 편지와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 반성문 등에 따르면 이영학은 1심 선고 후 항소심과 함께 경찰과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영학은 또 감형 전략을 세우며 출소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감형을 위해 자신의 딸에게 어떤 태도를 해야 하는지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XX이가 아빠 살려줘야 돼. 아가, 재판 때 우리 판사님한테 빌어야 해. (그래야) 우리 조금이라도 빨리 본다”고 적었다.

이영학은 푸드트럭 운영 등 출소 후 새 삶도 계획하고 있었다. 딸에게는 가명을 지어주며 새 삶을 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영학은 딸을 향해 “너무 걱정하지 마. 소년부 송치가 된다더라. 오히려 그곳은 메이크업, 미용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이야. 걱정하지 말고 기회로 생각해”라고 했다. 이어 “구치소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준비하는 곳이야. XX이 나오면 할머니가 법원에서 이름 변경해 줄 거야”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전날 서울북부지법에서 형사합의 11부(부장 이성호)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딸의 여중생 친구를 유인하고 성추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영학과 함께 동창을 유인하고 시신 유기에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 된 딸에게는 장기 7년에 단기 4년형을 구형했다.

이영학의 변호인은 이날 “지적능력이 평균보다 부족했으며 희귀병 ‘거대 백악종’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친구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학 딸의 변호인도 “이영학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 소극적으로 거부하다 범행했다. 참회할 수 있도록 선처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학과 이영학 딸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1일 이뤄진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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