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행정관 출신 정승면 김천지청장 자살기도…좌천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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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장. [연합뉴스]

정승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장. [연합뉴스]

정승면(51)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30일 오전 9시 30분쯤 경북 김천시 부곡동 자신의 관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30일 오전 관사서 번개탄 피우고 쓰러진 채 발견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 치료…"생명엔 지장 없어" #대검 "사건관계자와 부적절한 교류 혐의 감사"

검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지청장이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아 관사를 찾아온 지청 직원이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정 지청장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었다. 현장에선 가스레인지 위에 타다 만 번개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지청장은 곧장 김천 제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생명에 지장은 없고 의식이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30일 오전 자신의 관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정승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옮겨져 치료를 받은 김천 제일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천=김정석기자

30일 오전 자신의 관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정승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옮겨져 치료를 받은 김천 제일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천=김정석기자

그가 자살을 시도한 듯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정 지청장이 최근 감찰조사를 받고 대구고검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이 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최근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자살 시도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고 들었다. 그는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대검은 이날 정 지청장에 대해 사건 관계자와 부적절한 교류를 한 혐의 등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정 지청장에 대해 개인 비위 문제 등 여러 설이 많지만, 아직 극단적 선택을 한 명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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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정 지청장이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 때문에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야는 얘기도 나왔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3~8월 청와대 민정1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다. 지난해 8월 김천지청장으로 부임한 정 지청장은 5개월 만인 지난 16일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다음달 2일 이임식을 할 예정이었다.

정 지청장은 대구 덕원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지검과 대전지검 공안부장, 법무부 법무과장·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부산지검 형사1부장 등을 지냈다.

김천=김정석 기자, 현일훈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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