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연설회 지상중계 <서울 강남 갑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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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후보들의 우열을 가늠할 합동연설회가 16일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 국민학교에서 7명의후보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남 갑구의 합동연설회를 지상중계 한다.

<"여성권익 위해 힘쓰겠다">
▲정희경 후보(민정)=제13대 국회와 제6공화국은 새로운 정치풍토 창출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선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 독재 없는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치에 투신했다.
4O년 헌정사의 어두운 밤을 청산하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야 되는 심정으로 새로운 정치풍토 조성에 진력할 생각이다.
지난 30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겪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과, 여성으로서 여성권익 신장을 국회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은 여야정당을 따지기에 앞서 일할 수 있는 인물에게 표를 던져 달라는 것이고, 굳이 여-야를 따진다면 참으로「약소야당」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을 국회로 보내 대결과 싸움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일하면서 미래를 향해 새아침을 여는 정치가 이룩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민주화 없 인 소요 못 막아>
▲황병태 후보(민주)=대학총장으로 4년간 있으면서 학원민주화를 둘러싸고 수없이 되풀이되는 학내소요사태를 경험했다. 그 결과 정치의 민주화가 이룩되지 않고서는 소요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심정에서 정치에 투신했다.
독재권력의 권위체제를 끝장내고 정치민주화를 토착화시키는 일만이 이 땅의 모든 국민, 특히 지성인이 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8년간 권력이 집권자의 사유물로,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들의 치부수단으로 전락된 것은 바로 반민주적 독재권위 체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5공화국은 관제야당을 몇 개 만들고 이를 다당제라는 이름으로 야당세력을 무력화시켰으며 언론을 탄압해 국민의 귀와 입을 막아 이 땅에는 인권이 유린되고 자유가 박탈되는 암흑시대가 계속되었다.
6공화국의 민정당 정권은 아무리 화려한 구호와 선전으로 민주화를 외쳐도 12·12쿠데타의 한 탯줄에서 태어났다는 점과, 그 주역이 바뀌지 않았고 체질이 그대로 남아 있어 5공화국 민정당 정권의 연장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는 낡은 정치를 버리고 5천 달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치인을 배출할 때다.

<역사주체 될 야당 재건해야>
▲김경재 후보(평민)=대통령후보 단일화실패와 야권통합 무산은 한국야당의 역사적 한계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제 겸허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서 새롭고 주체적인 야당을 재건해야 한다.
대학과 현장에서 체득한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적 바탕 위에서 자주외교, 통일추진, 국민화해를 이룩하겠다.
현정권은 위선과 거짓으로 무장한「이상한 보통사람」들의 정권이며 신성한 국민주권을 황금과 행정력으로 더럽히는 정치적 하등동물의 곡예를 계속하고 있다.
여당후보들이 전경환씨에게 굽실거리며 악수하던 장면을 상상해 보라.
독재에 협력했던 사람들과 정치적 기회주의자들은 결코 역사적 전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웃음과 유머 있는 정치를>
▲최재구 후보(공화)=이제 정치도 국민의식의 발전수준에 걸맞게 구 각을 탈피해야 한다. 싸움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멋있는 정치, 웃음과 유머가 있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정치인 스스로 자기개혁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풍토쇄신의 길잡이가 되겠다.
여당은 행정위주의 강권·관권통치만 해 왔고 기존야당은 사사건건 반대만 일삼아 극한대립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화당은 정부·여당을 비난하고 반대하되 합리적 비판과 효과적인 견제를 해 국리민복을 도모하는 참다운 건전 야당 상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해서 2000년대의 활기찬 한국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 새로운 사회를 위해 악폐를 철폐하겠다.
민간경제활동에 대해 정부가 간섭하고 말로만 민간경제라면서 관치 경제를 하니 여기서 권력형 부정부패도 발생하는 것이다.

<독점자본가와 싸우겠다>
▲강봉수 후보(국민)=정치권력이 독점 자본가들을 뒷받침했고 그들과 결탁했기 때문에 노동자·농민·도시빈민층, 그리고 학생들의 항쟁은 국가권력과의 싸움이요, 독점자본과의 투쟁이다.
30대 재벌은 GNP의 76%, 은행 총 여신의 43%를 독점하고 있고 1억 평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국영 또는 공영방송이나 언론매체 등 국영기업체 주식을 매각해 소외 받고 생존의 위협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방송·신문을 소유하는 것은 독재하기 위한 것이다.
규제적인 권력구조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고 후배와 자식들에게 위대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화와 전국민의 단합이 필요하다.

<술수·건달 정치 없어져야>
▲김상철 후보(우리 정의당)=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더 이상 이상에 반하는 현실, 도리에 반하는 술수, 생활과 유리된 건달정치는 없어져야 한다. 혼탁한 정치, 국민들에게 구정물이나 먹이는 정치놀음은 사라져야 한다.
민주정의당의 민주와 정의가 거짓에 불과하고 통일민주당이 야권의 통일에 실패하였으며 평화민주당이 평화는 없이 각목의 싸움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거창한 강령을 내걸고 국민을 기만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따로 깊은 샘을 파기로 했다. 이제 맑은 샘물을 떠왔다. 깊은 샘이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 물줄기는 커져 갈 것이다. 서서히 서서 히 이 사회를 맑게 씻어 갈 것이다.

<야 통합·개혁실현에 앞장>
▲장기욱 후보(무소속)=민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위 정통야당의 두 갈래인 민주·평민당의 분열 속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공화당 등 어느 정당도 진실을 보이지 않고 국민을 현혹시키는 가장행렬을 하고 있다.
오늘의 시대상황은 야권의 통합과 개혁으로부터 모든 문제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후보들이 야권 통합에 대한 의지나 대안의 제시 없이 미사여구만을 구사하는 것은 결국 허 황 되게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다.
야권통합은 독재체제를 견제하는 첫 걸음이요, 새로운 역사발전의 필수적 조건이다.
민정당은 현재 6공화국이 아닌 5·5공화국이다. 이미 12대 국회에서 거론됐던 새마을본부·일해재단, 그리고 부실기업정리문제에 대해 이제서야 새마을 부정 및 비리의 극히 일부만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유감이다. 5공화국 때의 권력형 부정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5·5공화국은 결코 6공화국이 될 수 없다.
나는 당선되면 두 김씨의 재 대두이전에 통합과 개혁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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