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선전이 판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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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흑색선전이 판치고있다.
멀쩡한 노부모가 양로원에 버려지고, 족보의 본관이 뒤바뀌는가 하면 어엿한 가장이 치한으로 돌변하는 선거분위기가 연출되고있다.
이 같은 전근대적 흑색선전 수법은 자신 없는 후보가 상대방을 뒤에서 음해하는 막다른 선거수법으로 유권자들도 외면하고 있지만 정작 당하는 후보는 해명에 진땀을 흘린다.
심지어 누가 돈을 돌렸는데 받았느냐, 또는 음식대접을 할 테니 나오라는 허위연락까지 남발, 상대방과 유권자를 이간시키는 수법까지 등장,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려 하고있다.
◇사생활 음해=경산-청도구의 박모 후보는 집에서 모시고 있는 70세 노부모를 『서울에 있는 양로원에 맡겼다』는 소문이 나돌아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대전 동구의 모 후보는 『전과 7범』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또 부산의 모 후보는 『무료변론을 해주고 여자의 몸을 탐한 자』라는 소문이 나돌고있고 안동의 모 후보는 『친일파의 후손으로 조선백성을 탄압한 역적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흑색선전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 영도의 김모 후보는 『부인을 세 번 바꾸고 전처에게 위자료 1억 원을 줬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다.
창원의 이규효 후보는 『이순자씨의 삼촌이기 때문에 지사· 장관까지 했다』는 헛소문이 나돌자 이여사 측 가계와 자신의 가계를 그림으로 그리고 호적등본까지 복사한 유인물을 만들어 돌리고 있다.
◇변절시비=부산 해운대의 정모 후보는 『항상 권력의 편에 붙는 해바라기』, 이모후보는 『이 당 저당 기웃대는 철새』 라는 반대편 운동원의 음해에 골치를 썩이고있다.
대구동구의 박모 후보는 『18년 독재의 앞잡이가 하루아침에 당과 지역구를 바꿔 나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대덕-연파의 이모 씨는 『○○당에서 공천 탈락되자 △△당으로 온 줏대 없는 변신자』라는 소리와 함께 『정치철학도 없는 장사꾼』이라는 원색적 비난과 인신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전력 들추기=광주에서는 『2천여 명의 광주시민을 학살하고도 국영기업체의 고위간부로 호의호식하다가 하루아침에 민주인사로 변신한 자』 『유신판사로 민주인사 탄압에 독재의 앞잡이 노릇…』 『새마을 비리에서 도둑질한 돈으로 선물을 돌리는 ○○○』라는 등의 내용이 실린 정체불명의 유인물이 나돌고있다.
서울 양천 갑구의 모 후보는 『토지형질 변경을 미끼로 많이 해먹어 내 좇긴 관리』라는 음해에 시달리고 있다. 전주에서는 모 야당후보를 「이중 국적자」 「정치깡패」 「왕 사쿠라」로 매도.
◇헛소문 퍼뜨리기=11일 오후 서울 용두동 일대 주택가에는 『민정당 모 후보가 H음식점에서 점심대접을 한다』는 허위 전화가 걸려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8일과 9일 도봉을구에서도 통반장들에게 『민정당 모 후보가 음식을 내겠으니 나오라』는 전화와 함께 지정한 음식점에 2백 명 분의 음식을 전화로 주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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