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늘에서 떨어진 ‘얼음덩어리’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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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인도하리아나주 파질푸르 바들리 마을에 떨어진 얼음덩어리(좌). 주 공무원은 이 얼음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배출된 사람의 배설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미지 사진) [BBC캡처, 중앙포토]

지난 20일 인도하리아나주 파질푸르 바들리 마을에 떨어진 얼음덩어리(좌). 주 공무원은 이 얼음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배출된 사람의 배설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미지 사진) [BBC캡처, 중앙포토]

인도의 한 마을에 떨어진 얼음 덩어리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각) 인도 하리아나주 파질푸르 바들리 마을에 무게 10~12kg 정도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졌다. 얼음덩어리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에 강한 충돌을 일으켜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인디아 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마을 주민들은 이것을 '외계에서 온 기이한 물체'나 '유성'이라고 생각해 집으로 가져갔다.

몇몇 주민들은 얼음덩어리를 주머니에 담아 가져간 뒤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BBC 홈페이지 화면 캡처]

[BBC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하지만, 당국과 기상청 관계자는 이 얼음덩어리를 항공기에서 유출된 사람의 배설물로 보고 있다.

해당 지역 고위 공무원인 비베크 칼리아(Vivek Kalia)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은 이 얼음덩어리를 항공기에서 유출된 인간 배설물이라 의심하고 있다"며 얼음덩어리에 대한 화학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인도 기상청 관계자도 "얼음덩어리가 기상학적 이유로 떨어진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얼음덩어리의 정체는 화학 분석 결과가 나와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2016년 1월 한 여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축구공 크기 만한 얼음 덩어리에 맞아 어깨를 다쳤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그가 항공기에서 유출된 오물에 맞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2016년 12월 인도 법원은 항공기 화장실에서 나온 오물을 상공에서 배출하면 항공사에 벌금을 부과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BBC에 따르면 항공기에서 나온 화장실 오물은 공기 흡입식으로 빨아 들여져 화물칸 뒤쪽 특수 탱크에 저장됐다가 착륙 후 따로 비운다.

하지만 일부 항공기에서는 물과 오물 등을 상공에서 버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액체 오물들은 높은 고도의 영하 기온에 의해 즉시 얼어붙은 상태로 떨어지는데 오물이 넘쳐 배출구 주위에 형성된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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