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변별력 시각차' 또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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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처장들은 "이번 자료는 고교 간 학력 차 문제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말이 설득이지 대학의 자율성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 "학생부.수능 변별력 높다"=2008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는 그동안 절대평가에서 석차등급(9개 등급)과 원점수(평균.표준편차)로 바뀐다. 교육부가 지난해 2학기 고교 1년생(총 2만3059명)의 학생부를 분석한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78명(0.34%)에 불과했다.

2006학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영어) 등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3개 영역 응시자의 0.95%(4687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험생들은 2007년 입시까지는 표준점수와 등급 등을 받지만, 2008학년도에서는 등급(9등급)만 받는다. 김화진 대학정책국장은 "여러 등급을 조합하면 수능 역시 학생부를 보완할 만큼 변별력이 있다"고 말했다.

◆ "대학별 고사 비중 낮춰라"=김 부총리는 "대학이 논술 비중을 높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보다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입시계획을 발표한 7개 사립대를 겨냥한 것이다. 이들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 비중을 50~70%까지 반영한다.

교육부 이기봉 학사지원과장은 "대학별 고사 비중이 늘어나면 평가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입시부터 본고사 논란이 제기되는 대학에 대해 모집 중단, 지원금 삭감 같은 제재를 하기로 했다.

◆ '대학의 자율성 침해' 반발=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학생부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능 등급이 어떤지 알 수 없다"며 "학생부에서 학교 간 격차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려는 것은 학교 간 격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수시모집에서 논술을 70% 반영할 계획이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도 "학생부가 개별 고교에서는 변별력이 있다"며 "하지만 전국 고교 1등급 학생의 학력수준이 모두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대학 입학처장도 "(교육부의 움직임은) 설득을 가장한 압박"이라며 흥분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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