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8위 정현 vs 14위 조코비치, 위대한 경기 승자는?

중앙일보

입력

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도전한다. 그 길목에서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와 만난다.

South Korea&#39;s Chung Hyeon reacts after winning a point against Germany&#39;s Alexander Zverev during their third round match at the Australian Open tennis championships in Melbourne, Australia, Saturday, Jan. 20, 2018. (AP Photo/Vincent Thian)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South Korea&#39;s Chung Hyeon reacts after winning a point against Germany&#39;s Alexander Zverev during their third round match at the Australian Open tennis championships in Melbourne, Australia, Saturday, Jan. 20, 2018. (AP Photo/Vincent Thian)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현은 22일 오후 5시(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와 대결한다. 정현은 지난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조코비치와 대결해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당시 조코비치의 랭킹은 1위로 남자 테니스를 호령하던 시기였다. 반면 2014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대에 데뷔한 정현은 1회전에서 자주 탈락하는 걸음마 수준의 초보 선수였다.

하지만 2년 동안 정현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회에서 첫 투어 우승을 이룬 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호주오픈 32강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4위)를 3시간22분 접전 끝에 3-2(5-7, 7-6, 2-6, 6-3, 6-0)로 누르고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16강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단식 최고 성적 16강 진출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 상금 24만 호주달러(2억원),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조코비치를 이기고 8강에 오르면 그보다 더 많은 44만 호주달러(3억7600만원)를 받게 된다. 랭킹 포인트도 360점을 얻게 돼 40위대로 점프할 수 있다.

epa06456222 Hyeon Chung of South Korea celebrates his win against Alexander Zverev of Germany during their third round match on day six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Victoria, Australia, 20 January 2018. EPA/TRACEY NEARMY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pa06456222 Hyeon Chung of South Korea celebrates his win against Alexander Zverev of Germany during their third round match on day six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Victoria, Australia, 20 January 2018. EPA/TRACEY NEARMY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즈베레프를 이기면서 정현은 처음으로 세계 10위 선수를 꺾었다. 앞서 정현은 세계 10위 안에 있는 선수들과 8번 만나 모두 졌다. 아울러 경기 주도권을 내주면 맥없이 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47경기를 뛰어 29승18패 성적을 거뒀는데, 역전승은 5승뿐이었다. 그 중 3승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회에서 거뒀다. 그 이전에는 사실상 뒷심이 부족했다. 지난해 5월 뮌헨오픈 준결승에서는 당시 158위였던 기도 펠라(아르헨티나)에게 1-2(6-4, 5-7, 4-6)로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즈베레프와 대결에선 3세트까지 1-2로 밀리다가 4세트를 따내고, 5세트에는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즈베레프는 "정현의 랭킹이 50위대지만, 10위 안에 있는 선수같았다. 이렇게 경기한다면 정현을 이길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현은 "작년까지 '역전승이 없는 선수'라는 말을 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요즘에는 코트에 서 있는 것이 기분 좋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epa06456220 Hyeon Chung of South Korea signs autographs after winning his third round match against Alexander Zverev of Germany at the Australian Open Grand Slam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Australia, 20 January 2018. EPA/TRACEY NEARMY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pa06456220 Hyeon Chung of South Korea signs autographs after winning his third round match against Alexander Zverev of Germany at the Australian Open Grand Slam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Australia, 20 January 2018. EPA/TRACEY NEARMY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세트 경기를 견딜 수 있는 힘도 생겼다. 정현은 지난해 말 태국에서 한달 동안 파워와 지구력, 민첩성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훈련을 실시했다. 손승리 코치는 "영국인 트레이너, 독일인 치료사 등 신체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팀을 꾸려 하루 4시간씩 체력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합류한 네빌 고드윈(43·남아공) 코치는 서브, 스트로크 등 주요 기술에 대해 족집게 과외를 해줬다. 고드윈 코치는 선수 시절 단식 최고 랭킹이 90위(199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케빈 앤더슨(32·남아공·12위)을 US오픈 준우승자로 만들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epa06437296 Novak Djokovic of Serbia in action during a practice session ahead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Victoria, Australia, 14 January 2018. The Australian Open starts on 15 January. EPA/LUKAS COCH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pa06437296 Novak Djokovic of Serbia in action during a practice session ahead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Victoria, Australia, 14 January 2018. The Australian Open starts on 15 January. EPA/LUKAS COCH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반면 조코비치는 최근 하락세다.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하면서 랭킹도 14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반년 동안 재활훈련에 집중한 조코비치 이번 대회에서 복귀했다. 팔꿈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서브 동작을 간결하게 바꾸는 모험을 택했다. 그러나 서브 속도는 줄었다. 2015~16년 전성기엔 최고 시속 200㎞가 넘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190㎞ 후반대로 줄었다.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공 스피드가 조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조코비치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며 "정현은 처음부터 강하게 맞서면서 먼저 공격해야 한다. 소극적으로 나가면 게임 운영이 뛰어난 조코비치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은 "조코비치와 2년 전에 대결할 땐 코트가 너무 크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코트가 작게 느껴진다. 서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결이 기대된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정현은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로, 최근 경기를 보면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대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했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16강전은 JTBC3 FOX Sports가 생중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