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 주변 CCTV로 재구성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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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CCTV에 찍힌 울산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범행 하기 50분 전쯤 새마을금고 앞에 도착했다. [사진 JTBC 영상 캡쳐]

주변 CCTV에 찍힌 울산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범행 하기 50분 전쯤 새마을금고 앞에 도착했다. [사진 JTBC 영상 캡쳐]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범행을 저지른 뒤 왔던 길로 도주하고 있다. [사진 JTBC 영상 캡쳐]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범행을 저지른 뒤 왔던 길로 도주하고 있다. [사진 JTBC 영상 캡쳐]

18일 오전 8시쯤 울산시 동구 방어동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 강도가 들어 1억1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18일 오전 8시쯤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 강도 #7시 10분쯤 화장실에 숨어 있다 8시 전 범행 추정 #직원 위협해 현금 1억1000만원 빼앗아 도주 중 #경찰 주변 폐쇄회로TV(CCTV) 통해 도주 경로 추적

경찰과 새마을금고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 남성이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건물 외부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출근하는 남성 직원이 문을 여는 순간 흉기로 위협해 내부로 들어갔다.

이 문은 직원들이 출·퇴근 시 이용하는 뒷문으로 화장실과 마주 보고 있다. 이어 이 남성은 직원에게 금고를 열게 하고 직원의 팔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금고에서 현금을 챙겨 달아났다. 위협을 받은 직원이 출납 업무 담당자여서 직접 금고를 열 수 있었다.

새마을금고의 한 직원은 “강도가 갑자기 출근하는 남자 직원을 흉기로 위협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했고, 금고 열라고 소리친 뒤 직원의 팔을 청테이프로 감았다. 금고에서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거의 다 가져갔다”고 말했다.

강도를 당한 울산 새마을금고 방어 지점 전경. 오른쪽의 사람이 몰린 곳이 강도가 침입한 뒷문이다. 최은경 기자

강도를 당한 울산 새마을금고 방어 지점 전경. 오른쪽의 사람이 몰린 곳이 강도가 침입한 뒷문이다. 최은경 기자

현금을 챙겨 새마을금고를 빠져나온 남성은 몇 분가량 걸은 뒤 근처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새마을금고에서 150m 정도 떨어진 한 원룸 주인은 “경찰이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 원룸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워놨다 타고 가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더니 ‘(용의자가) 맞는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부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무실에 남아 있던 직원은 스스로 청테이프를 뜯고 경찰에 신고했다. 상처는 입지 않았으며 경찰 조사를 받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혼자 출근하기도 하지만 보통 2명이 같이 출근하는데 어제 일이 많아 아침 일찍 일을 처리하려고 출납 직원이 혼자 출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 상가의 CCTV 영상을 보면 범인으로 보이는 남성은 오전 7시 10분쯤 새마을금고 앞에 도착했다. 이때부터 화장실에 숨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의 뒷모습이 같은 CCTV에 나타난 것은 오전 8시쯤이다. 위협을 당한 직원이 8시 가까운 시각에 출근했다고 알려져 범행하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 새마을금고 강도가 침입한 뒷문. 최은경 기자

울산 새마을금고 강도가 침입한 뒷문. 최은경 기자

경찰은 피해액을 5만원권 6000만원, 1만원권 5000만원 등 1억1000만원으로 추산했다. 이 새마을금고 내부에는 울산·경남 지역 자산·공제 1위, 적립금 1위 등 1등 금고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새마을금고 측은 영업을 위해 1억원 정도를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남성은 범행 당시 검은색 두건을 착용하고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CCTV 상에는 얼굴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 175㎝ 정도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파악됐으며, 어두운색 계통 기업체 점퍼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확보해 도주 경로를 추적하고 주변을 탐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가 있는 곳은 원룸이 많은 동네로 기업체 점퍼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자주 눈에 띈다. 한 마을 주민은 “오후 8시가 넘으면 동네가 적막하다”며 “경기가 안 좋으니 별일이 다 생긴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울산=최은경·이은지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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