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아토마우스' 를 통한 문화 섞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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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36)씨는 '아토마우스의 작가'로 이름이 났다. 이씨가 1993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인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섞어 창조한 '아토마우스'는 지난 10년 동안 그의 상표처럼 작품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28일까지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동기 개인전-크래쉬'는 '아토마우스'를 중심으로 매듭 하나를 지으려는 작가의 작은 회고전이다. 만화책과 광고 등 일상 생활에 널려 있는 대중문화의 요소들을 빌려다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그의 일관된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김희령 전시감독은 이씨의 작업을 '한국적 팝아트'라고 불렀다.

1층 전시장은 '아토마우스 랜드'다. '국수를 먹는 아토마우스' '생각하는 아토마우스(사진.부분)' 등 원색으로 화려하게 태어난 '작가의 분신 '아토마우스가 벽에서 튀어나올 듯 생기있다. 매끈한 붓질로 처리한 아토마우스는 이를테면 시대를 말하는 상징 같은 것이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가 충돌(크래시)하고,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충돌하는 모습을 아토마우스가 담고 있다. 작가는 그 충돌 속에 한국 현대사회의 가벼움과 비속함을 표현한다.

2층에 오르면 작가가 요즈음 매달리고 있는 '대중적 기록미술(퍼블릭 다큐멘터리 아트)'을 볼 수 있다. 시사적인 뉴스를 그린 기법은 여전히 만화에서 따왔지만, 여러 겹 뜻을 품고 있다.

'여객기 추락 사고'나 수표를 확대한 작업 속에서 관람객들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충돌을 본다. 25일 오후 1시30분 전시장에서는 '한국 팝아트의 잠재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02-20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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