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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걸림돌 중·러 쏙 뺐다… 참전 16개국 '밴쿠버 북핵 회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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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밴쿠버 북핵 회담에 “기괴한 서클, 냉전 사고” 강력 비난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16일자 1면 머리기사와 사설을 통해 밴쿠버에서 열리는 북핵회담에 대해 ’기괴한 서클, 유엔군 유령“ 등 악담을 퍼부으며 비난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16일자 1면 머리기사와 사설을 통해 밴쿠버에서 열리는 북핵회담에 대해 ’기괴한 서클, 유엔군 유령“ 등 악담을 퍼부으며 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한반도 안보 외교부 장관 회담에 초청받지 못한 중국이 이번 회담을 “냉전 사고”라며 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6일 사설을 통해 “미국이 ‘기괴한 서클’을 소집해 북핵을 토론하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라며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1면 머리기사로 “미국·캐나다 20개국, 북핵 대회 개최”라는 기사를 싣고 “유엔군 유령 재현, 중·러 양국 초청받지 못해”라는 부제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문은 기사 말미에 전날 북한 김철국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부장이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남조선당국이 여론관리를 바로 못하고 입건사를 잘못하다가는 잔칫상이 제상으로 될 수 있다”는 악담까지 인용했다.
환구시보 사설은 “미국이 이번 회의를 힘껏 옹호하지만, 최종 효과는 ‘거짓말·큰소리·헛소리’에 불과하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국제적인 결정은 유엔 틀에서 달성한 결정만이 합법적이고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회의를 비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른바 유엔군 참여국이라는 명의로 열리는 회담은 모두 냉전식 사고”라며 “한반도 핵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 불참한 회담은 문제의 적절한 해결책을 진척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의 주요 통로는 여전히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한국연구센터 주임은 “미국과 캐나다가 밴쿠버 회담을 여는 최대 목적은 북핵 문제, 한반도 문제를 국제화시키고 대북 위협을 확산시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을 방해하고 북핵 문제의 통제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한반도는 여전히 해빙기에 들어서지 못했으며 위험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주최하는 밴쿠버 회담에는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등 16개국 외교부 장관이 초청받았고 총 20개국이 참석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제외됐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 국장은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회의 결과를 통보할 것이며 중·러를 초청하지 않은 것은 캐나다와 함께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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