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찾은 〃축구 방랑자〃김종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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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풍운의 축구스타 김종부(김종부·24)가 2년 공백을 딛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한국축구사상 최대의 스카우트 격랑에 휘말렸던「그라운드의 방랑자」가 마침내 포항제철에 정착,오는26일 88프로축구 유공과의 개막경기에 아톰 유니폼을 입고 출전, 재기무대를 갖는다.
『두려울 따름 입니다.그러나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온힘을 다해 뛰겠읍니다.지겨봐 주십시오.』
「스타트선상에선 1백m주자의 불안한 심정」이라는 김은 암울 했던 지난일을 잊으려는 듯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며 새로 맞는 축구인생에 잔뜩 부풀어 있다.『오랜 공백탓 인지 몸이 무겁고 체력이 딸리는 것 같아 걱정 됩니다만 패스윅이나 센터링 솜씨등 기량면에선 조금도 문제될 게 없다고 봅니다. 개막 경기엔 왼쪽 날개 최상국(최상국)과 더불어 오른쪽 날개로 기용할 생각입니다.』
23일 영남대와의 연습경기(5-1 승)를 끝으로 마무리 훈련을 마친 이회택(이회택)포철 감독은 김의 선발기용에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지난1월 팀합류 후 2개월 남짓만 동계훈련 곁과 일단 합격판정을 받은 셈. 이감독은 특히 김의 장래성을 높게 평가, 게임을 치를수록 그의 남다른 천재성이 한층 빛을 더하게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키 1m83㎝·79㎏의 대형 스트라이커로 청소년축구「멕시코 4강신화」창조의 주역으로 성가를 드높였던 김종부.그를 둘러싼 대우·현대의 줄다리기속에 급기야 현대팀 해체의 파문을 몰고왔던「김종부파동」은 2년에 걸친 진통끝에 지난1월5일 대우가 전격적으로 김을 포철에 양도 하는데 합의함으로써 종지부를 찍었다.당시 이적료는 1억3천7백90만원으로 엄청난 액수였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우선 프로무대에서 멋진 플레이로 인정받는게 1차목표이며,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국가대표의 소명(소명)을 다하는 것입니다.』대표팀복귀를 향한 김의염원은 의외로 다부지다.그러나 김의 대표팀 복귀는 전적으로 올시즌 초반 김이어떤 모습으로 재기 하느냐에 달려있다.
88대표팀의 박종환 (박종환)감독은 오는 5월14일께 한 두명의 선수를 보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이 경우 김의 합류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나이 24세.용의 띠를 맞아 승천을 준비하는 김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는지,아니면 잊혀진 스타로 머무를 것인지 26일 제주에서 벌어질 일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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