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화된 시신 4구 실린 북한 목선, 울릉도 해상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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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4구가 발견된 표류 북한 어선 [사진 독자제공]

시신 4구가 발견된 표류 북한 어선 [사진 독자제공]

울릉도 해상에서 백골화된 시신 4구가 실린 북한 선박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군과 해경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 55분경 울릉군 서면 태하 대풍감 500m 해상에서 오징어잡이를 마치고 귀항하던 울릉항 선적 9.77t급 H호가 뒤집혀 있던 소형 목선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해경 연안 구조정과 울릉군 어업지도선이 이 배를 북면 현포항으로 예인했다.

7일 오전 9시55분쯤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 대풍감 500m 해상서 #배 해체 과정에서 북한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4구 발견 #군 관계자 "고기잡다 표류한 건지, 귀순 목적이었는지 등 조사" #일본서도 북한 목선 잇단 발견…"외화벌이용 무리한 조업" 추측

 길이 5m, 폭 1.5m인 이 배에는 스크루가 장착돼 있었고 선수에는 식별숫자(689-63275)가 적혀 있었다. 배 안에는 취사용 냄비와 가스통을 비롯해 배터리·랜턴·공구 등이 실려 있었다. 군과 경찰로 구성된 합동심문조가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북한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나왔다. 이 시신들은 모두 남성으로 추정되면 어로 활동 때 입는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합심조는 시신을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임시로 안치하고 배가 떠내려온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고기를 잡다 표류한 것인지 귀순을 목적으로 남하하다 흘러온 것인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신 4구가 발견된 표류 북한 어선 [사진 독자제공]

시신 4구가 발견된 표류 북한 어선 [사진 독자제공]

 최근 동해 연안에선 표류한 북한 목선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일본 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에 해안에서 선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목선 파편으로 밝혀졌고, 인근에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흩어져 있었다.

같은 달 12일엔 일본 북부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시신 3구가, 니가타현에서는 선박 1척과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해 일본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선박이 104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사람이 배에 타고 있던 경우는 총 5건으로 42명이 구조됐으며 10건에선 시신 35구가 확인됐다. 해상보안청은 북한이 외화 획득을 위해 어업에 주력하면서 어선이 먼바다로까지 나와 무리하게 조업하는 경우가 많고, 예년보다 가을 이후 해상 환경이 거칠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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