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증이 ‘개미필패’ 부른다…삼성증권 ‘실패하는 개인의 투자습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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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종목은 오르고 산 종목은 내리고…

개인투자자들의 변치 않는 고민이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올해에도 개인들의 주식 투자 성적표는 'F학점'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월과 2월 개인이 많이 산 10개 종목의 월평균 수익률은 각각 -13.7%, -2.9%로 뒷걸음질 쳤다. 반대로 많이 판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11.8%, 7.5%로 상승세를 탔다. 오를 종목은 팔고 내릴 종목은 사는 '청개구리' 투자를 한 셈이다. 반면 외국인이 지난 두달간 많이 산 10개 종목은 평균 1.3% 올랐고, 많이 판 10개 종목은 0.5%가량 내렸다.

이 같은 '개미 필패' 는 지나친 단기 매매가 주범이란 지적이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수익이 나면 재빨리 팔아치우고 다른 종목을 매입하는 단기 매매를 반복하는게 문제"며 "그렇다고 손실이 나는 종목에 대한 손절매를 잘하는 것도 아니여서 수익을 까먹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투자 '버릇' 확 바꿔야=삼성증권은 9일 장기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개인들이 버려야할 습관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막연히 '테마주'에 편승하는 것이꼽혔다. 기업의 가치는 보지 않고 막연한 소문에 휩쓸려 종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한때 IT(정보기술)주의 첨병으로 주목받으며 15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던 새롬기술(현재 솔본)의 주가가 4500원대로 쪼그라 들은 것이 좋은 예다.

또 개인들은 주가가 곧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떨어지는 종목을 많이 사지만 이는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삼성증권 이국현 연구원은 "외국인은 개인과 반대로 추세에 순응하면서 오르는 종목을 산다"고 지적했다.

▶한두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몰빵투자'▶과거 실적이 좋았던 주식에 대한 미련▶액면가를 밑도는 저가주에 대한 집착 등도 없애야 할 '악습'으로 꼽혔다.

우량주 장기투자가 최선=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2004년 우리나라 개인투자자의 매매회전율은 외국인에 비해 5~15배 높았다. 외국인이 한번 매매할 때 개인은 최소 5번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우량주 위주의 장기투자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수익구조가 세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데다, 그간 한국 증시 상승을 가로막았던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돼 해외 유수 기업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종목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8대 업종의 대표주에 5년간 투자할 때 연 평균 수익률은 최고 82%에서 최저 30% 사이를 오갔다. 1년을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익률은 151%에 달했지만 -38%의 마이너스 손실이 날 때도 있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민연금.퇴직연금 등의 주식투자가 늘면서 우량 종목에 대한 장기 투자 기반이 정착되고 있다"며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 격차가 줄면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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