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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가 다 막혔잖아”…제천 참사 현장 사진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목욕용품으로 원천봉쇄된 비상구(좌)와 고장 문구가 적힌 건물 3층 완강기(우) [연합뉴스]

목욕용품으로 원천봉쇄된 비상구(좌)와 고장 문구가 적힌 건물 3층 완강기(우) [연합뉴스]

화재로 2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내부 모습이 담긴 사진 5장이 3일 공개됐다.

유가족대책위는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와 3층 화물용 승강기, 5층 헬스장 완강기를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이날 두 번째로 참사 현장을 방문한 유가족들은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1층 천장과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2층 여자 목욕탕 내부를 꼼꼼히 살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2층 여성사우나 비상구 주변 사진을 보면 잡다한 목욕용품이 담긴 선반이 비상구 주변 길목 곳곳에 세워졌다. 창문에는 고장이라며 열지 말라는 문구가 그대로 붙어 있다.

희생자들의 탈출구는 애초부터 원천 봉쇄된 셈이었다.

목욕용품으로 원천봉쇄된 비상구(좌)와 형체를 알 수 없게 녹아버린 건물 5층 헬스장 완강기(우) [연합뉴스]

목욕용품으로 원천봉쇄된 비상구(좌)와 형체를 알 수 없게 녹아버린 건물 5층 헬스장 완강기(우) [연합뉴스]

3층 화물용 승강기와 5층 헬스장 완강기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두 타버린 상태였다.

현장을 살펴본 유가족들은 3층 비상구는 멀쩡했는데 2층은 아예 막혀 있었다며 막혔던 비상구가 화를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화재 당시 2층 유리창을 깨 달라고 한 우리 말이 맞았다"면서 "2층은 비교적 멀쩡했고 모두 탈출했다는 3층은 거의 다 탔더라.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달라고 그렇게 호소했는데, 유리창만 깼더라면 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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