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소장파 "세습 공천"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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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이 9개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는 1일 9개 지구당 중 6개 지구당의 조직책 후보들을 각기 2~4명씩 압축해 면접했다. 용퇴론 등을 둘러싼 당내 세대갈등이 벌어지는 와중이어서 조직책 선정 과정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직책 인선이 당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3개 지구당에서 한나라당이 마치 민정당을 승계하는 것처럼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꼽는 지역 가운데는 인천 남을구가 포함됐다.

민정당을 만든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의 사위인 윤상현 한양대 겸임교수가 조재동 전 시의원.홍일표 변호사와 함께 조직책 후보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갑에선 민정당 대표를 지낸 권익현(權翊鉉)씨의 맞사위인 김태기 단국대 교수가 홍희곤 부대변인.구충서 변호사.우재영 한우약품 회장과 경합 중이다. 金교수의 동서인 임태희 의원은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의 조직책 후보는 민정당 정권 때 정무장관을 지냈고, 이 지역 출신인 정재철(鄭在哲)전 의원의 아들(정문헌 고려대 연구교수)과 정영호 대표특보로 압축됐다. 이 때문에 '세습'논란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 등을 통해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을 간추린 것으로 아버지나 장인이 누구인지 등 배경을 고려하진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은 "최병렬 대표가 민정당 출신인 데다 중진들 다수가 민정계이고, 여기에 민정계 대물림 공천까지 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크게 고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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