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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신임 발행인 "저널리즘 숭고한 가치 이어가겠다"

중앙일보

입력

“내 경력의 대부분을 신문 기자로서 보냈지만, 나는 뉴욕타임스(NYT) 디지털 진화의 챔피언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사진/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올해 들어 미국의 유력지 NYT 발행인을 맡게된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38)의 취임후 첫 일성이다. 2일(현지시간) 오피니언에 실린 ‘발행인으로부터의 노트’라는 기고를 통해 30대 발행인의 편집 방향을 밝혔다.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발행인 취임 #설즈버거 집안 6번째 발행인 기고 #디지털화 추진, 언론가치 소중

한마디로 뉴미디어 시대에 대응한 디지털화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설즈버거는 “인터랙티브 그래픽ㆍ팟캐스팅ㆍ디지털 비디오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에 투자한 덕분에 NYT 기사는 예전보다 강해졌다”면서 “잉크와 종이로 꿈꿀 수 있었던 것들보다 더 풍부하고 생기있는 기사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아버지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67) 회장으로부터 발행인 지위를 물려받았다. 1992년부터 25년간 맡아온 ‘거함’ NYT의 조타를 맡긴 것이다.

설즈버거 가문은 1896년부터 가족경영 체제로 운영돼온 NYT 이사회의 70%를 선출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들어 발행인 업무를 시작한 설즈버거는 NYT의 역대 여섯 번째 발행인으로 활약하게 된다.

2009년 기자로 입사한 설즈버거 발행인은 2014년 NYT의 디지털 부문 전략을 담은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작성을 주도하며 가장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 지목돼 왔다. 부발행인으로 재임하는 동안 디지털 뉴스룸 전환을 선도해왔고, 프린트 허브를 만들어 종이신문 제작의 효율화를 꾀해왔다.

뉴욕타임스(NYT)의 혁신 보고서.

뉴욕타임스(NYT)의 혁신 보고서.

그는 여전히 디지털화의 일환으로 심층 탐사보도, 저널리스트 전문화, 스토리텔링 보도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비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에디터가 있으면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자신이 디지털 진화의 챔피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설즈버거 가문의 아돌프 옥스(1858∼1935)가 뉴욕타임스를 인수한 1896년 상황을 거론하며 “지금 우리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은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양극화된 정치ㆍ언론 환경 속에서 혼란을 겪었다”고 전했다.

옥스가 남긴 기사에 대한 비전을 굵은 글씨로 강조했다. “어느 편이건 상관없이 누구를 겁주거나 봐주는 일 없는 불편부당한 뉴스를 전달하라.”

콘텐츠의 디지털화에 공정성과 정확성의 중요성 등 저널리즘의 가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뉴욕시에 위치한 NYT 본사 건물.

뉴욕시에 위치한 NYT 본사 건물.

그는 현재의 극단적인 편가르기 현상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고 미디어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면서 “기술 발전으로 진정한 저널리즘이 양산하는 기사를 소문과 프로파간다로 일축하는 일이 언론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NYT는 깊은 생각과 경험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전달함으로써 편가르기와 양극화에 저항할 것”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저널리즘이라는 사실을 믿고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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