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약속… "순환출자고리 조기에 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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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50여년간 이어온 순환출자의 고리를 완전히 끊는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내 순환출자를 대폭 해소한 데 이어 새로 생긴 지주회사가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11개의 순환·상호출자 고리까지 정리한다.

지주회사가 비상장 계열사 흡수하는 방식 #계열사 지분 추가확보함에 따라 순환출자 해소 #해소기한 올 4월이지만 신 회장 의지로 조기해소 #지주사 대표로'책임경영'…이번엔 '투명경영'까지

롯데그룹은 롯데상사 등 6개 비상장사의 투자사업부문을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에 통합하는 내용의 합병 및 분할합병을 이사회에서 2일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및 분할합병으로 인해 롯데지주가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순환 및 상호출자가 해소되는 것이다.

롯데아이티테크를 제외한 5개 비상장사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한 후 투자회사를 롯데지주와 합병한다. 롯데아이티테크는 투자부문만으로 구성돼 있어 별도의 분할 없이 롯데지주에 흡수합병된다.

롯데지주와 합병 및 분할합병하는 롯데그룹 6개 계열사 및 합병 및 분할합병 방식 [자료 롯데그룹]

롯데지주와 합병 및 분할합병하는 롯데그룹 6개 계열사 및 합병 및 분할합병 방식 [자료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2015년 8월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순환출자도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난해 10월 지주회사를 출범했고 이번에 순환출자의 고리도 완전히 끊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인 지난해 10월 12일로부터 6개월 내인 올 4월까지 해소하면 되지만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따라 조기에 정리한 것이다. 신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사 대표를 맡으며 ‘책임경영’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 순환출자고리 조기 종결로 ‘투명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까지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출범에 따라 새로 발생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현황 [자료 롯데그룹]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출범에 따라 새로 발생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현황 [자료 롯데그룹]

롯데지주 및 비상장 6개사는 다음 달 27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1개(자회사 24개사+손자회사 27개사)가 된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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