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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김정은 신년사, 우리 제의에 호응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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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파견과 남북 당국회담 뜻을 밝힌 것은 평창 올림픽을 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날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시사하며 남북 대화를 제안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이같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남북 대화를 신속히 복원하고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과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외교부는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우방국 및 국제 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무술년 신년 인사회에서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자 이희아씨와 인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무술년 신년 인사회에서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자 이희아씨와 인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도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참가로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 평화 구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국제 사회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조치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9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당국간 회담을 열자고 공개 제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새해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청와대는 “북측이 발표한 신년사에 대한 평가와 함께 북측의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 및 이를 위한 남북 당국간 접촉 제안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남북 대화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대화 제의가 한·미 공조에 균열을 가져오거나 북한의 ‘통남봉미(通南封美)’ 전략에 우리 정부가 이용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과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취지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대화의 테이블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핵·미사일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에 우리가 앉는 게 결국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술년(戊戌年)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무술년(戊戌年)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 안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안전에 관한 감사원 감사를 강화해 주면 정부도 더 엄격하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년 인사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국민들이 갖게 된 집단적인 원념(遠念)이다. 그러나 지난 한 해 우리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년 인사회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을 비롯,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24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국민이 주인인 나라, 건국 백년을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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