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취업 10년차 … 당신은 명품입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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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사진=신동연 기자]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파수꾼을 자임했던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소장(46.전 자유기업센터 소장.사진)이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에 몸을 던져라'라는 요지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0년이 개인의 인생을 좌우한다"며 "이 기간에 열심히 갈고 닦아야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뭔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10년 원칙'을 제시했다.

공 소장은 최근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21세기북스 출간)이라는 책을 펴냈다. 공 소장은 요즘 들어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등과 같이 자기계발 분야와 관련한 책을 많이 내고 있다. 이 분야의 책을 두세 달에 한 권씩 내놓는다. 그래서 공 소장은 자신을 '지적 기업가'라고도 부른다. 왜 하필 '10년 법칙'이 중요한지를 물었다. "직장에 들어가면 10년 정도는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 그 기간에 자신의 거의 전부를 걸어 몰입해야 평생을 살아갈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명품급 인재'가 될 수 없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공 소장은 쉽게 직장을 옮기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하고 스피드도 좋다. 자기 세대는 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연마와 단련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며 젊은 직장인들의 조급성을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공 소장도 쓴맛을 봤다. 2000년 ㈜인티즌(www.intizen.com)의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벤처 거품이 꺼질 때 어려움을 겪고 벤처업계에서 발을 뺐다.

그는 "30대 중반이 됐는데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을 보면 딱하다"며 "적당히 사는 인생은 적당한 대우밖에 받을 수 없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전부 쏟아부어 일하라"고 주문한다. 피카소.프로이트.아인슈타인.스트라빈스키처럼 한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은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인슈타인 등은 '10년 법칙'을 본능적으로 체득했다. 이륙(take-off)을 하기 위해선 그 정도의 기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얼마나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공 소장 자신도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이코노미스트로 보낸 7년을 '연마의 기간'으로 보고 있다. '10년 법칙'의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일단 '10년 법칙'을 깨우치면 또 다른 10년 법칙으로 재생산할 수 있어 반복적인 성공과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10년'을 세 단계로 쪼갰다. 처음은 시작하는 시기다. 막 입사한 사회 초년생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갖고 있는 지식을 발휘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시기다.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노력한다기보다 의무감과 강요에 따라 훈련하지만 연습량이 증가하는 만큼 업무를 익힐 수 있다. 이와 관련, 공 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손해 보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자신의 머리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공무원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최근의 추세에 대해 "확실하고 안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둘째 시기는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전력투구할 때다. 셋째 시기에는 그야말로 자신의 전문 기량을 디딤돌 삼아 남과 다른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공 소장은 40대 이상 중년 직장인에게도 조언했다. "생각보다 당신은 오래 살 것이다. 시야를 더 넓혀라. 경험을 분석적으로 정리하라. 건강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워라. 나이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라. 생활을 단순화하고 목적 지향적으로 살아라."

글=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sdy11@joongang.co.kr>

◆ 공병호 소장은=40만 부가 넘게 팔린 경제전망서 '10년 후, 한국'을 비롯해 지금까지 70권의 책을 냈다. 공 소장은 "원래 호기심이 많은데다 책 쓰는 시스템이 이제 몸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책만 쓰는 것이 아니다. 기업·단체를 상대로 연간 300회 정도 강연을 한다. 휴일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연구소 교육센터에서 자기경영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스스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있다"고 얘기했다. ▶ 1983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 미국 라이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 90년부터 7년간 한국경제연구원 자유기업센터 초대 소장 ▶ 2001년 공병호경영연구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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