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초등학생 복지예산 빼돌려 피자 시켜먹은 황당한 교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생들을 위한 복지예산으로 남편 안경을 사고 자신의 집에서 피자를 사 먹었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생들을 위한 복지예산으로 남편 안경을 사고 자신의 집에서 피자를 사 먹었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교 생활이 힘든 학생들에게 사용해야 할 복지예산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교사는 복지예산을 자신의 집에서 피자를 사먹거나 남편 안경을 사는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도덕적 비난이 일고 있다.

초등학교 여교사 희망교실 예산 50만원 횡령 #“해당교사의 일탈…추가 문제 있는지 파악 예정”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모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 A씨가 ‘희망교실’ 복지예산 5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망교실은 교사가 멘토로 나서 교육 소외 학생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 등을 돕는 데 사용하도록 한 학급당 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의 대표적인 교육복지 사업이지만 그동안 희망교실 예산이 현장에서 잘못 쓰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시의회 등에서 자주 제기됐다.

A교사는 지난 3월 학기 초 희망교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또래 상담, 레크리에이션, 사제동행 외식문화 체험, 물품지급 수호천사 등 프로그램을 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A교사는 이 프로그램에 사업비 50만원 중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비는 남편 안경 구입과 자신의 집에서 먹을 피자를 구입하는 등 모두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이에 더 나아가 A교사는 희망교실 프로그램을 토요일에 하겠다고 신청해 추가근무수당 18만원도 받아냈다.

A교사의 비리는 이달 초 학생들의 문제 제기로 드러났다. 교사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사실을 전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감사요구를 받고 확인에 나서 A교사로부터 50만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교육청은 A교사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50만원에 대한 징계부과금 25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토요일 초과근무수당 18만원의 두 배인 38만원도 회수할 계획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A교사로부터 희망교실 예산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인했다. A교사가 일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사업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확인해 추가로 다른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1ㆍ2차에 걸쳐 6839개 희망교실을 선정했으며 총 32억2780만원을 지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