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귀밝이슬」 마시고 날밤·호두·은행등 부럼 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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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월대보름은 을력에 따라제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달이며 동시에 새해 처음으로 보름달을 맞는다하여 명절로 꼽아봤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찹쌀·대추·밤·기름·꿀·간장등을 섞어 찐다음 갓을 박은 약반이 보름날의 명절 음식. 이것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박·나물·버섯등을 말린 것과 콩나물·순무·무우등을 해를 묵혀두었다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진채나물)오이꼭지·가지·시래기등도 말려두었다가 삶아 먹는다. 이나물들을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이른 새벽에는 날밤·호두·은행·무우등을 깨물면서 1년 열두달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와 부스럼이 나지않게 해달라는 축수를 한다.
아침식사 전에 데우지않은 청주를 한잔씩 마시는데 이것이 이른바 「귀밝이술」.
귀를 밝게하여 잘 들리게 하고, 또 1년간 좋은소리를 자주듣게 된다고 해서 술을 못마시는 부녀자와 어린이도 조금씩 마셨다.
이른 새벽 거리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면 급히 불러 상대방이 대답하면 『내 더위사가시오』라고 한다는지, 어린이들이 연을 만들어 뒷면에 집안식구의 액을 없애달라고 적은 뒤 띄우고 놀다가 해질 무렵 연줄을 끊어버리는 풍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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