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는 큰물서 논 사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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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은 첫 고비인 대만전에서 선발 서재응(LA 다저스)을 필두로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구대성(뉴욕 메츠에서 한화로 이적),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해외파 투수들이 이어 던지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일본전에서도 선발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에 이어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구대성으로 실점을 최소화했고, 승기를 잡은 뒤 해외파의 맏형 박찬호가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박찬호는 대만전과 일본전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게임에서 3점만을 내준 철벽 마운드의 중심축은 역시 메이저리거였다.

방망이 역시 일본에서 기량을 닦은 해외파가 주도했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올 시즌부터 자신이 홈구장으로 쓰게 될 도쿄돔에서 3개(중국전 2개, 일본전 1개)의 홈런을 터뜨려 일본의 다무라 히토시(2개)를 따돌리고 홈런 1위에 올랐다. 또 7타점으로 일본 니시오카 쓰요시와 함께 타점 부문 공동 1위였다. 이승엽의 훈련을 지켜본 관계자들도 "역시 다르다"며 이승엽의 기량을 칭찬했다. 일본에서 2년을 보낸 이승엽은 타석에서의 진지함, 경기에 임하는 자세, 훈련과 평소 생활에서도 국내파 야수들에 비해 한 단계 위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3년간 활약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의 방망이도 매서웠다. 일본전 역전의 발판을 만든 이종범은 3게임에서 9타수 5안타(0.556)로 니시오카(0.500)를 따돌리고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일본 투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이종범은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몸에맞는공을 얻어 득점 기회를 만드는 등 0.636의 출루율로 일본의 다무라 히토시(0.643)에 이어 2위였다.

도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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