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 하나 바꾸자 주가 2700% 급등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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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컴퍼니 회사 로고. [사진 크립토 컴퍼니 페이스북]

크립토 컴퍼니 회사 로고. [사진 크립토 컴퍼니 페이스북]

회사 이름을 ‘크로에(Croe)’에서 ‘크립토(Crypto)’로 변경하자 주가가 2700% 폭등했다.

‘크립토’는 ‘비밀의’라는 뜻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를 영어로 ‘크립토 커런시(crypto-currency)’라고 부른다. 회사명을 암호화폐와 관련된 단어로 바꾸자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해당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지시켰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CNBC 방송에 따르면 SEC는 크립토 컴퍼니(Crypto Company)의 주식 거래를 다음 달 3일까지 일시 중단시켰다.

SE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크립토 컴퍼니 주식 거래와 관련한 정보의 정확성과 타당성에 대해 우려한다”며 “특히 SEC에 보고된 회사 내부자의 보통주 매각 계획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회사의 주식 거래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립토 컴퍼니는 블록체인·암호 화폐 관련 포트폴리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10월 크립토로 회사명을 변경한 후 독일 암호 화폐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 트래킹(Coin Tracking) 지분 대부분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크립토 컴퍼니 최근 3개월 주가 변동 현황. [사진 구글 제공]

크립토 컴퍼니 최근 3개월 주가 변동 현황. [사진 구글 제공]

이후 회사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월 말 3.5달러(약 3800원)에 불과했던 크립토 컴퍼니의 주가는 지난 18일 575달러(약 62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은 11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달만 주가가 2700% 이상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크립토’나 ‘블록체인’이 이름에 들어간 기업들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1990년대 말 회사 이름을 ‘닷컴’이 들어가게 바꾸자 주가가 폭등했던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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