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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1000만대 판매한 도요타, 현대차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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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그룹의 올해 글로벌 판매 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글로벌 판매 대수가 감소한 현대차그룹과 명확히 대비된다.

도요타 호실적에도 ‘혁신 드라이브’ #임원급 인사 이어 인재 영입 박차 #미국에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추진 #2030년 수소·전기차 등 석권 야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2018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도요타 자동차그룹 판매 대수가 102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도요타 자동차그룹은 2014회계연도부터 5년 연속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다. 또 사상 최고 판매량(1025만1000대)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도요타 자동차그룹은 지난 2014년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사상 최초로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바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도요타는 최근 혁신에 드라이브를 더 걸고 있다. 이미 지난달 28일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전통적으로 4월에 실시하던 임원 인사를 발 빠르게 단행한 것이다.

도요타통상·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성장성이 큰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으로 알려진다.

아프리카 시장 판매 대수(18만대)를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도요타에서 부품업체(덴소·애드빅스)로 이직했던 전직 멤버를 도요타자동차로 다시 영입하며 부품사와 연계도 강화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요타가 적(籍)은 본사에 두고 협력사에 근무하는 슈코(出向)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부품사와 톱니바퀴처럼 신규 전략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도 잇따라 청사진을 내놨다. 도요타는 이달 초 “2020년 가동을 목표로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세계 최대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전소는 가축의 분뇨에서 바이오가스를 추출해 수소·전기를 생산한다. 대형 상용차 시장이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수소연료전지차를 보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에는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연간 판매 대수의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예년과 달리 연말에 줄줄이 혁신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아키오 사장은 “최근 자동차 환경의 변화는 전례 없는 속도와 크기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상황(now or never situation)’에 도요타 자동차가 직면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 6.8% 감소=도요타 자동차의 목표 초과달성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량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확실시된다. 연초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25만 대로 잡았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올해 1~11월 전 세계에서 659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년간 800만대는커녕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788만대) 18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대수가 뒷걸음질한 바 있다.

판매량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중국 시장에서도 여전히 부진하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1월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은 14만501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판매 감소 폭을 비교하면, 9월(-18.4%)보다 10월(-11.1%)에 7.3%포인트 감소하며 반등했지만, 11월(-29.8%) 다시 고꾸라졌다. 올해 누적 판매량(96만9553대)은 38.2%나 줄었다.

판매는 부진한데 노조가 발목을 잡으며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18일 “당당히 갈 길을 가겠다”며 당일 예정했던 교섭을 취소했다. 현대차 사상 최초로 연내에 임금 및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현대차 노사가 가장 늦게 협상을 타결한 시점은 12월 30일(2015년)이었다.

문희철·윤정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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