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서 드라이버샷?… 비거리 = 지구궤도 4년간 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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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공간에서도 골프를 한다? 이런 상상이 올해 안에 실현될 수도 있다. 공이 제대로 맞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긴 샷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골프공이 지구 공전궤도를 4년간 돌며 수백만㎞를 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해 온 우주골프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캐나다 골프장비회사 '엘리먼트 21'이 회사 홍보 차원에서 낸 아이디어다.

NASA가 우주 골프를 승인하면, 올해 예정된 세 차례의 우주유영 중 한 번 골프를 하게 된다. 드라이버로는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데 쓰였던 스캔튬 합금에 금을 도금한 채가 사용될 전망. 제대로 맞은 공은 지구공전 궤도에 진입해 4년간 지구를 돈 뒤 대기권에 떨어져 불에 타 사라진다. 공의 움직임은 골프공에 넣은 위치확인시스템(GPS)칩으로 시시각각 기록된다.

그러나 우주복을 입고 몸이 둔한 상태에서 드라이버를 휘둘러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날리기가 쉽지 않다. 공을 잘못 치면 큰 재앙이 터질 수 있다. 잘못 친 공이 우주정거장 쪽으로 되돌아와 충돌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NASA의 전문가들은 골프공이 우주정거장과 충돌할 경우 시속 100㎞의 6.5t트럭과 정면충돌 하는 것 같은 충격을 줄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 외에도 장례식이나 민간 우주여행 같은 우주 이벤트도 나오고 있다.

이달 중 미국 민간업체가 187명의 유골을 캡슐에 넣어 우주로 쏘는 '우주 장례식'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미국 업체 두 곳은 돈을 받고 사람들의 기념품을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도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개발자들 중 3명을 뽑아 우주여행을 시켜준다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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