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왕지래(觀往知來).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인용한 고사성어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인민대회당서 환영식·정상회담 #행사장 입구 나온 시진핑 부부 만나 #왕이와 서로 팔·어깨 두드리며 인사
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동대청(東大廳)에서 열린 회담에서 ‘관왕지래’를 언급하며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왕지래는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열어구(列禦寇)가 지었다는 『열자(列子)』 ‘설부(說符)’편에 나오는 말이다.
시 주석이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고 말하고 난 뒤에 꺼낸 말이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는 기회가 됨으로써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나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4시40분부터 시작된 확대 정상회담은 56분 동안 이어졌다. 예정된 30분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시간이 늘어났다.
정상회담에 앞서 인민대회당 북대청(北大廳)에선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문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식이 열렸다. 북대청은 외국 정상에 대한 공식 환영행사가 주로 열리는 곳이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행사장 입구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기다렸다. 시 주석은 파란색 넥타이 차림이었고 펑 여사 역시 푸른색 계열의 블라우스에 아이보리색 치마 정장을 갖춰 입었다.
문 대통령 내외가 도착하자 양국 정상 내외는 반갑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정숙 여사 역시 빨간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양국 정상과 중국 측 수행원들도 서로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인사를 할 순서가 되자 손으로 왕 부장의 팔을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에 왕 부장도 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며 답례했다. 시 주석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한국 측 수행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수행원들과 인사를 마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함께 붉은색 카펫 위를 걸어 중국 의장대를 사열했다. 사열이 끝난 두 정상을 70~80명의 어린이 환영단이 환호성을 지르며 맞이했다.
이날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숙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는 인민대회당 복건청(福建廰)에서 별도의 차담회를 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이 김치를 좋아해 김 여사에게 김치 잘 담그는 방법을 물어보는 등 우의를 쌓았다”고 말했다.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이후에는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양해각서(MOU)에 대한 서명식이 진행됐다. 이후 두 정상은 동대청 내 남소청으로 이동해 소규모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베이징=강태화 기자, 서울=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