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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강의실서 가상화폐 채굴기 돌린 교직원…대학 측 “사실관계 확인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원도의 한 대학의 빈 강의실에서 교직원이 무단으로 가상화폐 채굴기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대학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A대학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강원도의 한 대학의 빈 강의실에서 교직원이 무단으로 가상화폐 채굴기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대학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A대학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강원도의 한 대학 교직원이 교내에서 무단으로 가상화폐 채굴기 10여 대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A대학의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이 대학의 빈 강의실에서 가상화폐 채굴기가 학교 전기로 가동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 6장이 게재됐다.

게시물 사진에는 가상화폐 채굴기로 보이는 10여 대의 기계장치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었다.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진에는 외부인 접근을 막기 위해 ‘촉수엄금, 절대 손대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경고문도 보였다.

기계장치 앞으로는 열을 낮추기 위한 쿨링 역할의 선풍기와 모니터링을 위한 메인 PC까지 설치돼 있었다.

구성된 시스템으로 놓고 봤을 때 영락없는 가상화폐 채굴기였다. 가상화폐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과 같은 가상화폐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방식을 통해 채굴된다.

문제는 난이도다. 인간의 힘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문제의 난이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성능 기계장치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이게 채굴기다.

높은 연산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탑재된 그래픽카드를 수대 연결하는 방식으로 채굴기를 구성한다.

강원도의 한 대학의 빈 강의실에서 교직원이 무단으로 가상화폐 채굴기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대학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A대학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강원도의 한 대학의 빈 강의실에서 교직원이 무단으로 가상화폐 채굴기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대학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A대학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대학 페이스북 게시판에 올라온 제보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채굴기는 높은 연산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전력이 요구된다.

가상화폐 채굴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채굴된 가상화폐 가치보다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게시물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해당 채굴기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교직원이 해명글을 올렸다.

교직원은 “사진 속 채굴기는 약 3개월 전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채굴 프로그램 연구용으로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채굴기가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IP)를 받지 않아 실제 채굴에 사용하지 못했다”며 “이는 학교 정보전산원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올렸다.

그럼에도 일부 학생들은 연구원도 아닌 일반 교직원이 채굴 프로그램을 운용한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학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박진호·박광수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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