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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 남준우로 CEO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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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내정자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내정자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이 경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삼성중공업은 11일 남준우(59·사진) 조선소장(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박대영 사장 “실적 부진 책임” 사의

박대영 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삼성중공업 대표를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경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716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폭탄 발표’를 했다. 올해 4900억원, 내년 2400억원 등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73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주가(종가)는 발표 전날인 지난 5일 1만2600원에서 11일 7540원으로 40% 급락했다.

남준우 사장 내정자는 부산 혜광고와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입사해 선박개발·시운전팀장·안전품질담당·생산담당 등을 역임한 ‘현장 전문가’다.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26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남 내정자를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삼성중공업은 이번 손실을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업계 전반의 이슈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모든 기업이 최악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가 먼저 손실을 예고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선 업황이 살아나고 있어 실적도 내년만 잘 버티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올 들어 삼성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12월 현재 67억 달러(약 7조3000억원)로 목표치였던 65억 달러를 넘어서 연말까지 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수주 목표는 77억 달러(약 8조4000억원)로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최근 철강사들과 후판 가격을 t당 5만원 이상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내년 상반기에 추가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어 내년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에서 약 10~20%를 차지한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선박 건조 대신 해양플랜트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이 훼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내년에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물론 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 수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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