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10일 이틀간 공식 일정 없이 이번주로 예정된 중국 방문 준비에 힘을 쏟았다. 문 대통령의 방중은 13~16일 3박 4일 일정으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번 방중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하는 한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이후 경색된 한ㆍ중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에게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도 논의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말 방중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장관으로부터 관련 사항 등을 별도 보고받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정상만찬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도 별도 회담을 할 예정이다. 시 주석과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11월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 정상회담을 했지만, 중국을 국빈 방문해 이뤄지는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지난 5~9일 북한을 방문했던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행보를 주목해왔다. 유엔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펠트먼 사무차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만났고 “이들은 오늘날 세계에서 현재 (한반도) 상황이 가장 긴장된 곳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펠트먼 사무차장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번 상황의 해결책으로는 진지한 대화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외교적 해결책,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우리측과 유엔 사무국측은 이번 유엔 부사무총장의 방문이 우리와 유엔 사무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각이한 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펄트먼 사무차장은 방북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점은 과거와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 2010년 린 파스코 당시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방북 후 중국을 거쳐 인천공항에서 방북 결과를 별도로 설명했다. 이후 당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동도 이뤄졌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