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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쉐보레 크루즈 가솔린, 편안한 주행 강점 … 디젤 모델은 압도적 연비가 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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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쉐보레 크루즈에 디젤 엔진이 추가됐다. 외적인 변화를 최소화하고 크루즈 특유의 주행성능에 높은 연비까지 담아냈다. 크루즈 가솔린은 마치 중형세단을 타는 것 같은 고급스럽고 편한 주행감각이 강점이다. [사진 오토뷰]

쉐보레 크루즈에 디젤 엔진이 추가됐다. 외적인 변화를 최소화하고 크루즈 특유의 주행성능에 높은 연비까지 담아냈다. 크루즈 가솔린은 마치 중형세단을 타는 것 같은 고급스럽고 편한 주행감각이 강점이다. [사진 오토뷰]

한국지엠이 9년 만에 내놓은 쉐보레 크루즈. 하지만 시작이 좋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문제였다. 특히나 준중형차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진입 장벽이 높았던 것. 기존까지의 크루즈는 동급 최고의 기본기를 내세우며 차 좀 안다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장의 터줏대감 아반떼가 AD로 진화하며 기본기를 향상하고 크루즈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나돌면서 크루즈의 가속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지엠은 공식적으로 철수를 부인했지만, 여전히 철수할 것이란 소문을 내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크루즈 가솔린·디젤 비교해 보니 #두 모델 모두 입체적 디자인 돋보여 #차체 경량화 성공, 편의장비도 장점 #디젤, 승차감서 조금 더 단단한 느낌 #가솔린은 고속주행 안정성 뛰어나

사면초가의 상황. 한국지엠은 크루즈 디젤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격이 비싸졌으나 높아진 연비를 무기로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연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각 모델에 따라 어울리는 엔진이 나오기도 한다. 가솔린과 디젤, 어떤 엔진이 더 잘 어울릴까?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두 모델의 디자인 차이는 크지 않다. 크루즈는 날카로워진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쉐보레 특유의 그릴과 섬세한 디테일을 갖췄다. 부드럽게 생겨 보이지만 입체적인 디자인이 살아난다.

측면부도 부드러운 느낌을 중심에 두고 쿠페를 떠올리도록 구성했다. 반면 후면부는 각을 살린 형상이다. 이와 같은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한국지엠이 발표한 공기저항지수는 0.28Cd. BMW 4시리즈 쿠페와 유사하다. 휠은 트림에 따라 16인치부터 18인치가 달린다. 18인치는 멋스러운 디자인을 갖췄지만 효율과 성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엔 17인치가 제격이다.

과거 크루즈는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차체를 가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동급 모델과 유사한 수준으로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자동차에 있어 경량화는 어려운 부분이다. 과거 지엠은 차체를 탄탄하게 만드는 쪽에 신경을 썼지만, 경량화에는 인색했다. 하지만 최근 쉐보레·캐딜락 모델들은 동급 최고 수준의 경량화를 이끌고 있다. 중형차 말리부도 쏘나타 대비 월등히 가벼워졌으며 캐딜락의 대형 세단 CT6는 벤츠 S 클래스와 유사한 크기를 가졌지만 중형급 수준의 무게를 자랑한다. 크루즈 역시 차체 무게를 100㎏ 이상 줄였지만 강성을 27%가량 높였다.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이 반영돼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변한 쉐보레 크루즈의 실내. [사진 오토뷰]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이 반영돼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변한 쉐보레 크루즈의 실내. [사진 오토뷰]

실내는 다른 쉐보레 모델들과 맥을 같이 한다. 투박한 인테리어 디자인이 쉐보레 차들의 특징이었다면 지난 2016년 이후부터는 세련된 이미지로 거듭났다.

기본적인 느낌은 중형차 말리부와 유사하다. 또한 계기판과 대시보드, 도어 패널에 실제 박음질 장식을 넣어 고급화를 추구하려는 노력을 더했다. 준중형급에서 보기 힘든 구성이다.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는 착석감도 좋다. 뒷좌석도 넓다. 하지만 쿠페와 유사한 루프라인(지붕 디자인) 때문에 헤드룸(머리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내비게이션도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과거엔 제조사들의 내비게이션 정보가 부족해 아쉬움을 줬는데 이제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빠른 길을 안내해 준다. 시험 결과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와 큰 차이 없었다.

사운드 시스템은 9개 스피커를 갖춘 보스(BOSE) 제품이다. 단순한 보스 시스템이 아닌 서라운드를 지원하는 고급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자동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가는 오토 하이빔, 사각 경보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이 탑재됐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의 경우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움직여 차선이탈을 막아주기도 한다. 평행은 물론 직각 주차도 가능하며, 인식률까지 높다.

트렁크 공간도 넓다. 469L에 달한다. 참고로 LF 쏘나타의 트렁크가 462L였다.

우선 두 모델의 가속력을 비교했다. 가솔린 모델은 153마력을 낸다. 디젤은 134마력의 최고출력을 갖지만, 최대 토크가 32.6㎏.m로 가솔린의 24.5대비 약 8㎏.m 가량 높다. 출력이 높으냐 토크가 높으냐의 차이다. 그렇다면 가속력은 어땠을까?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한 결과 가솔린 모델은 8.34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했다. 반면 디젤 모델은 8.60초를 기록했다. 토크는 디젤이 높지만 마력이 높은 가솔린 모델이 가속에서 유리했다. 체감적인 부분에서는 디젤 모델이 더 여유로운 듯 느껴진다.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엔진 회전수를 크게 높이지 않고도 여유로운 주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승차감을 따지면 크루즈는 과거의 크루즈 2.0 디젤의 탄탄함과 크루즈 1.4 터보의 부드러움 중간의 성격이다. 디젤과 가솔린을 비교하자면 디젤이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다. 다양한 노면을 만나도 부담 없이 지나간다. 주행 감각만 따져보면 중형차에 가깝다.

두 모델 모두 코너링과 핸들링 성능이 좋다. 물론 18인치 사이즈의 미쉐린 타이어가 도움을 주지만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이 타이어를 노면과 일치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고속주행 능력도 좋다. 디젤과 비교하자면 가솔린 쪽이 조금 더 편하다. 운전대를 조작하는 감각 역시 R-EPS 시스템 덕분에 구조적인 완성도는 물론 조작성도 뛰어났다.

시속 100㎞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크루즈 가솔린이 39.71m, 크루즈 디젤은 39.96m로 측정됐다. 두 모델 모두 제동성능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비는 효율을 중시하는 디젤이 앞섰다. 시속 100~110㎞ 주행구간의 경우 크루즈 가솔린은 17㎞/L의 연비를, 크루즈 디젤은 24㎞/L의 연비를 나타냈다. 시속 80㎞/h 속도 연비 측정 결과가 놀라웠다. 가솔린 모델이 22㎞/L로 상당히 높았지만 디젤은 무려 30㎞/L의 연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크루즈 디젤은 효율적인 부분에서 두드러지는 강점을 보였다.

크루즈 가솔린은 고급스러우면서 감각적인 주행이 강점이다. 디젤은 여유로운 주행은 물론 성능도 가솔린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지 않고 연비 경쟁력은 매우 뛰어나다. 두 모델 모두 최상급 트림은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중간 트림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토뷰=김선웅·전인호 기자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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