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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 유형별 맞춤치료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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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항암제를 이용한 암치료가 보다 더 정확해질 수 있게 됐다. KAIST는 6일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유형에 따라 최적의 약물 표적을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암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유전체를 검사·분석한 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이를 빅데이터 분석하고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세포실험을 융합해 암세포 분자가 어떻게 연결되고 작동하는지를 살폈다. 이를 통해 약물 반응을 예측해 유형별 암세포 최적 약물 표적을 발굴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폐암과 유방암·골종양·피부암·신장암·난소암 등 다양한 암세포 주를 대상으로 약물 반응 실험도 수행해 비교 검증했다.

KAIST 조광현 교수 연구팀 #3~5년 내에 의료현장서 적용 가능

암이란 정상세포의 특정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이상 증식되는 상태를 말한다. 위암 등 같은 암 종류라해도 사람마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제각각일 수 있다. 특정 암환자에게 잘 듣는 항암제가 다른 환자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만약 유전체 분석을 통해 돌연변이를 일으킨 정확한 유전자를 찾을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약물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암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해당 유전자 기능뿐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다른 유전자나 단백질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는 암세포분자 간 상호 작용 체계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소수의 암 관련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치료한다면 약물 저항성을 갖는 많은 환자에게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뜻이다.

조 교수 연구팀의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약물 반응 원인을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뿐만 아니라 상호조절작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할 수 있다. 또 약물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 원인을 사전에 예측하는 한편 이를 억제하는 방안도 살필 수 있게 했다.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용대상을 찾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한 셈이라고 KAIST는 덧붙였다. 조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임상시험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향후 3~5년 내에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다.

조광현 교수는 “암세포별 유전변이는 약물 반응 다양성 원인이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총체적 분석이 이뤄지진 못했다”며“시스템생물학을 통해 암세포 유형별 분자네트워크 약물 반응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약물 반응 원리를 파악하고 새로운 개념의 최적 약물 타깃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5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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