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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돌배기, 평균 82.4세까지 살지만 17년은 골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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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평균 82.4년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암 등 3대 사망 원인 질병이 제거될 경우 7.1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 발표 ‘2016년 생명표’ #남아 기대수명 79.3년, 여아 85.4년 #10년 새 3.6년 늘어 … 여, OECD 4위 #질병 앓는 기간 남 14.6년, 여 20.2년 #암 정복 땐 기대수명 3.9년 길어져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6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6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4년으로 전년보다 0.3년 늘어났다. 생명표는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면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를 추정한 통계표다. 기대수명은 나이가 0세인 출생아의 기대여명(餘命), 즉 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말한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는 평균적으로 82.4년 동안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성 연령별 기대여명

성 연령별 기대여명

1970년만 해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62.3년에 불과했지만 85년 68.9년, 2000년 76년 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출생한 남자 아기의 기대수명은 79.3년, 여자 아기의 기대수명은 85.4년이었다. 각각 전년보다 0.3년과 0.2년, 10년 전보다 3.9년과 3.3년 늘어났다.

남녀 모두 각각 77.9년과 83.2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15년 기준)보다 높다. 특히 여자의 기대수명은 일본·스페인·프랑스에 이어 35개 OECD 국가 중 4위에 해당한다.

남녀 간의 기대수명 격차도 계속 좁혀지고 있다. 2016년 출생아의 남녀 간 기대수명 격차(6.1년)는 전년보다 0.1년, 10년 전보다 0.6년 감소했다. 남녀 기대수명 격차는 70년 7.1년에서 85년 8.6년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남녀 기대수명

남녀 기대수명

기성세대의 기대여명(잔여수명)도 늘어났다. 2016년 현재 40세인 남자는 향후 40.4년, 여자는 46.2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60세인 남자는 22.5년, 여자는 27.2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보다 0.2~0.3년 증가했다. 10년 전보다는 3년 정도씩 늘어났다.

장수의 ‘주적(主敵)’은 역시 질병이었다. 현재의 사망 원인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지난해 출생아가 3대 사망 원인인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 45.3%, 여자 38.8%였다. 암으로 인한 지난해 출생아 사망확률은 남자 27.1%, 여자 16.4%로 남녀 공히 사망 원인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특이한 점은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96년만 해도 남자 1.0%, 여자 0.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8.3%와 7.7%로 높아졌다.

남자만 놓고 보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확률(8.0%)보다 높았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폐렴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60세 이상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질병이다.

주요 질병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통계청에 따르면 암이 정복될 경우 기대수명이 평균 3.9년(2016년 신생아 기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대 사인 질병이 모두 제거되면 기대수명은 7.1년이나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남자가 8.2년, 여자가 5.8년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지난해 태어난 여자 아기는 평균적으로 90세 이상 살 수 있게 된다.

물론 평생을 질병 없이 건강하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6년 출생아의 기대수명 중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유병(有病)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남자가 14.6년, 여자는 20.2년이었다.

건강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남자의 경우 기대수명의 81.6%(64.7년), 여자는 76.4%(65.2년)였다. 2012년보다 2%포인트 이상씩 낮아졌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이 더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유병 상태는 지난해 5월 현재 조사 대상자들의 최근 2주간 병원 방문 횟수를 조사해 산출했다”며 “고령화로 병원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특히 요양병원 이용자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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