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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누명 쓴 시인, 한밤중 올린 글로 우려 이어져

중앙일보

입력

[사진 시인 박진성씨 블로그 캡처]

[사진 시인 박진성씨 블로그 캡처]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받은 시인 박진성씨가 도를 넘은 비난에 고통을 호소했다.

1년여간 법정싸움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일부는 박씨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박씨에게 “자살하고 싶지 않으냐”며 도를 넘는 악성 글을 남기는 이도 있었다.

박씨는 2일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 이용자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이게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한 거다. 내가 누명은 풀고 죽어야 해서 못 죽은 거다. 그래서 참 슬프다”고 글을 남겼다.

[사진 시인 박진성씨 블로그 캡처]

[사진 시인 박진성씨 블로그 캡처]

박씨는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로그에 또 한 번 글을 게재하며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죄송합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전부 다 죄송합니다”며 “제가 저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끝까지 믿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고 했다. 또 ‘병’이라는 한 편의 시를 올리며 괴로운 심경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자칫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까 우려를 드러냈다. 박씨의 게시물에는 “나쁜 생각하지 말아달라” “포기하지 마세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자신을 미성년자라고 밝힌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인터넷상 박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당시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대두하던 시기라 이 같은 글을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고, 박씨는 며칠 지나지 않아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박씨의 강간 등의 혐의를 수사한 경찰과 검찰은 지난 9월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허위사실로 박씨를 고소한 이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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