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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판교 … 금토동에 58만㎡ 규모 제3테크노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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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0일 도청 에서 제3판교테크노밸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0일 도청 에서 제3판교테크노밸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전날 국토교통부가 주거 안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고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40여 곳 중 한 곳이다. 또 경기도가 이날 발표한 ‘제3판교테크노밸리’ 개발예정지이기도 하다.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58만3581㎡ 규모로 2022년까지 조성된다.

강남 가까워 금싸라기 개발지 부상 #핀테크·IT 포함 500개사 입주 예상 #신혼부부 주택 등 3400가구도 건설 #2022년 직장·가정 근접 단지 완공

금토동 일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8.34㎞)다.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인 데다 서울 강남과도 가까워 부동산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 비닐하우스와 논밭 사이로 저층의 1~2층 건물과 식당들만 띄엄띄엄 들어서 있다.

‘황금 땅’이라는 금토(金土)동의 지명 유래처럼 이 일대가 수도권의 새로운 금싸라기 개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당 옆 분당’과 ‘분당 동생 판교’란 말처럼 금토동이 본격 개발되면 ‘판교 위 금토’라는 말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날 금토동의 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앞에는 고급 외제 차량 7대가 주차돼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어제부터 문의전화로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라며 “최근 가격은 개별공시지가의 200~250% 수준인데 더 오를 걸로 보인다. 하지만 매물로 나온 게 없어 살 수 있는 땅이 없다”고 귀띔했다. 국토부의 개별공시지가를 보면 금토동 초입 한 필지는 ㎡당 21만2800원(1월 말 기준)이다. 6년 전에는 16만9000원이었다. 금토동 주민 김상욱(60)씨는 “인근 고등동이 지금 개발 중인데 금토동도 곧 개발될 것이라는 말이 최근 계속 돌았다”고 말했다.

판교 금토지구(제3테크노밸리)

판교 금토지구(제3테크노밸리)

금토동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오가는 차량으로 출퇴근시간대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는다. 마을에는 ‘교통지옥 해결하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을 정도다. 원주민 이외에 직장인들 역시 출근 때마다 ‘지옥철’과 ‘만원 버스’로 전쟁을 치르기는 마찬가지다. 자가용을 이용해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건물 주변만 계속 빙빙 돌아야 한다.

판교테크노밸리에 근무하는 직장인 7만4000여 명의 76.4%가 외지 거주자라서 직장과 주거가 분리되는 ‘직장·주거 분리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20~30대인 직원들이 부담하기엔 분당·판교의 집값이 너무 비싸다. 백원국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판교에 입주한 기업들의 대표적인 불만이 주차와 직원들 주거 문제”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한 금토동 일대에 제3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하려는 이유다. 기업 유치뿐 아니라 판교 지역 직장인을 위한 주거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제3판교테크노밸리 일대에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무주택자를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 등 3400가구(국토부 안 신혼희망타운 854가구 포함)가 들어설 예정이다.

판교테크노밸리 근무자의 70%가 20~30대 젊은 층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3개 구역으로 조성된다. 핀테크 등 첨단 금융기업이 들어설 혁신 클러스터, 정보기술(IT) 업체가 입주할 융·복합 클러스터, 생활지원시설 중심의 근린 클러스터다. 경기도는 관련 기업 500개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은 경기도와 성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도시공사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내년 6월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12월 지구계획 승인 이후 2019년 토지 보상을 거쳐 2020년 착공, 2022년 사업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제3판교테크노밸리를 통해 일과 여가, 직장과 가정,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인근 판교테크노밸리의 주택 수요가 많아 관련 사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넓게 보면 인근 용인 지역 집값까지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원·성남=최모란·김민욱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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