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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난 포항 김채민양이 광양 함채민군에 보낸 감사편지 보니

중앙일보

입력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지난주에 전라남도 광양시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편지를 받았죠? 차로 4~5시간 거리에 있는 친구들이 우리를 위로해주려고 편지를 써줬어요. 우리도 답장을 보내줘야겠죠?"

지진 겪은 포항 친구들에게 위로편지 쓴 광양서초 학생들 #지진으로 놀랐던 포항 어린이들에게 큰 힘 돼 답장 쓰기로 #포항 자매도시인 전남 광양시, 손편지운동본부 통해 추진

28일 오후 2시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등학교 5학년 1반. 권동근(35) 담임교사가 18명의 학생들과 손편지 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편지지를 하나씩 나눠 받은 학생들은 곧장 깨알 같은 글씨를 써내려갔다. 편지지 안에는 편지를 받을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말들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앞서 23일 흥해서부초 학생들은 광양서초 1~6학년 16학급 294명 전교생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흥해서부초 학생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담은 편지였다. 광양서초는 지난 15일 광양의 자매결연 도시인 포항시에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손편지 쓰는 수업을 진행했다. 손편지운동본부가 낸 아이디어로 진행된 수업이었다.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광양서초 친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이 편지에는 "친구들아, 건물이 무너지고 차도 부셔져 얼마나 무서웠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야" "우리는 너희를 응원할게. 희망을 잃지 마" "내 편지를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어" 같은 위로와 격려의 말들이 적혀 있었다.

편지를 전해받은 흥해서부초 93명의 학생들은 광양 친구들의 편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름이 같은 함채민(12)군의 편지를 받은 김채민(12)양은 "지진에 잘 대처해서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뿌듯했다"며 "광양에서도 지진이 나면 당황하지 말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김보섭군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김보섭군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송한결(12)군은 "지진이 날 때 친구들과 골목길에서 팽이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려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까봐 불안해서 3시간 가까이 운동장에 있었다"며 "광양 친구들에게 지진이 나면 어떤 느낌이 들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신현서(12)양도 "수업하면서 느꼈는데 우리가 많이 예민해진 것 같아. 복도에서 뛰는 애들이 지진인 줄 알고 조금만 떨려도 놀라. 지진 때문에 급식소가 무너져서 밥을 교실에서 먹는 중이야"라고 전하면서 친구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신현서양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신현서양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김미소양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 포항=김정석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서부초 5학년 1반 김미소양이 광양서초 친구에게 보낼 손편지. 포항=김정석기자

또 지진 당시 겪었던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 친구에게 설명하려고 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백운호 흥해서부초 교감은 "광양시 친구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의 손편지를 전해 받은 아이들이 무척 기뻐하고 있다"며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 아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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