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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포기…항공·건설·고속으로 그룹 재건"

중앙일보

입력

박삼구 금호아시아니그룹 회장. [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니그룹 회장. [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완전히 접고 항공·건설·고속 분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8일 기자간담회 자청, 금호타이어 인수 완전 포기 선언 #아시아나 통해 인수할 것이라는 시장 의구심 해소 차원 #지난해 1410억원 순이익 낸 항공·건설·고속에 역량 집중 #

박 회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의 경영 악화의 책임을 통감한다. 책임을 지기 위해 채권단에 경영권 및 우선매수권 포기를 약속했다"며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했으며,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대한통운 등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금호아시아나가 2009년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자회사인 금호타이어는 2009년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금호아시아나가 다시 경영을 맡게 됐다. 그러나 중국 사업 악화 등 2015~2016년 2년간 10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경영이 악화했다.

금호타이어 경영을 맡게 된 박 회장은 지분 재인수에도 공을 들였지만, 자금 부족에 맞닥뜨렸다. 우량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금호타이어 인수에 동원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채권단은 1월 중국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낙점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상표권 분쟁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 매각 작업은 지체됐다. 갈등 끝에 채권단은 17일 박 회장으로부터 금호타이어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이날 간담회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는 현재 채권단 관리로 금호그룹과 분리 절차를 밟고 있다. 상표권 문제를 포함해 경영 정상화를 돕겠다"며 완전 결별을 선언했다. 앞으로는 전날 금호고속 합병을 마무리한 금호홀딩스와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을 3각 축으로 그룹을 꾸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회장은 "1위인 고속버스 부문과 업계 상위인 건설 부문,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항공 중심의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부문을 토대로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뜻이다. 이들 세 회사는 지난해 총 14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서는 "2011년 이후 세 번의 항공 사고와 메르스 사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중국의 보복 등 외부 영향으로 경영이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난해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속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서둘러 회수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호터미널의 부동산을 자산으로 빌린 돈이다. 리파이낸싱(채무차환)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며, 이를 산업은행이 계속 받아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같이 일하다 보면 약간의 견해차나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주주들의 반대 의견이 있어 유보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튼튼한 회사로 만들어 때가 되면 상장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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