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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만난 미얀마군 실세 “종교·민족 차별 없다”

중앙일보

입력

22일 미얀마에 도착한 교황을 태운 차량이 양곤 시내로 진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2일 미얀마에 도착한 교황을 태운 차량이 양곤 시내로 진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 실세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29일 오전 만날 예정이었으나 교황이 미얀마에 도착한 뒤 급하게 일정이 변경됐다.

접견 일정 급하게 변경 #도착 직후 교황과 만나 #로힝야 인종청소 부인 #교황청 측은 공개 안해

이날 저녁 15분간 이어진 만남에서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교황에게 “미얀마에 종교적 차별은 전혀 없다”며 “우리 군은 평화와 국가의 안정을 위해 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종 간 차별 역시 없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교황청 측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레그 버크 대변인이 “중요한 전환의 시기 국가 권력의 책임에 대해 대화했다”고 짤막하게 밝혔을 뿐이다.

흘라잉 장군은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 ‘인종청소’의 주범이다.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군 통수권은 갖지 못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보다 오히려 실권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인종청소’가 자국 내에서 흘라잉 장군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 기반마저 다져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가톨릭교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그가 과연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사태를 비판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교황의 발언 여부에 따라 미얀마 가톨릭 신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인구 90%가 불교 신자인 미얀마에서 가톨릭 신자는 약 65만 명(약 1%)에 불과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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