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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쇠사슬로 울산공장 생산라인 세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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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췄다. 민주노총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27일 긴급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 울산1공장 의장1부에 선도적 보복파업 지침을 내린다”고 밝혔다. 올 들어 아홉 번째 쟁의행위다.

코나 추가생산 조건 놓고 이견 지속 #재가동 시도 사측과 물리적 충돌도 #총 10개 생산라인 중 2곳 가동 멈춰 #현대차 “작업지시 거부는 불법행위”

현대차 울산1공장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추가 생산 건을 두고 사측과 의견을 조율 중이다. 지난 6월 출시한 코나는 10월 국산차 전체 차종별 판매량 10위(동급 1위)를 차지한 인기 차종이다. 코나는 울산1공장에서 생산한다.

연말 코나를 해외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현대차는 코나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사가 작업에 투여하는 인력의 1인당 작업시간(맨아워 협의)을 두고 노조와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합의에 따라 현대차가 생산라인에서 신차를 양산, 추가 생산하려면 노조 동의가 필요하다.

이로써 총 10개의 울산공장 생산라인 중 2개(11라인·12라인)가 27일 현재 멈춰섰다. 현대차는 24일과 27일 두 차례 정상 라인 가동을 시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0월부터 한 달 이상 노조와 코나 증산을 협의했지만 더 이상 생산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기 인력 투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 울산1공장 측이 맨아워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부영 현대차 노조지부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라인을 가동했다”고 맞서고 있다. 공장 가동 재개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일부 노조 대의원과 회사 관리자들이 승강이를 벌이다 2명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노조 대의원은 쇠사슬을 동원해 라인을 세웠다.

현대차는 “노조 행위는 정상적인 작업지시를 거부하는 태업행위로 엄연한 불법 행위”라며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 갈등이 발생하면서 임·단협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인내심 갖고 대화하는 시간은 11월까지”라며 “12월 초 투쟁 동력을 재점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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