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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한국 공대, 몰라보게 좋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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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가 최근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인증을 받은 공대 졸업생에게 취업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인증을 받은 19개 대학을 제외한 공대들이 인증 내용을 다시 들춰보는 등 법석을 떨었다. 공학교육인증은 1997년 공학교육학회가 결성되면서 윤곽이 잡혔다.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등 6명이 주축이 됐다. 그 중 한 명이 미국 미시건 공대의 조벽(49.사진) 교수다.

그는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똑똑한 학생이 안온다고 불평하는 공대 교수들이 많다. 그러나 미래의 엔지니어는 똑똑한 학생보다는 창의적인 학생이 맡아야 한다. 공학교육인증은 창의적인 학생을 키우는 교육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기술자의 유형은 외국물건을 베끼거나 최신 모델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창의력을 발판삼아 첨단 기술을 만들어내고 미래사업을 주도해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수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지론이다.

조 교수는 지난해 여름부터 안식년을 맞아 서울산업대에서 교환교수로 근무 중이다. 그는 "2001년 공학교육인증 사업이 시작된 뒤로 한국의 공대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10년 뒤 미국 공대의 평균 수준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강의 잘하는 교수로 유명하다. 미시간대 사상 처음으로 최우수 교수상을 두 차례 받았다.

그는 "철저한 준비를 거쳐 목표를 정한 다음 뛰어나가는(Ready-Aim-Fire) 시대는 지나고 그 역순(Fire-Aim-Ready)이 미 경제계의 키워드"라며 "이는 한국인의 '빨리빨리'와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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