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이사 오면 일터 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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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이사 오면 연간 1000여만원을 벌 수 있는 일터를 주는 바닷가 마을이 있습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입니다. 이 마을 316가구 800여 명의 주민들은 최근 주민총회를 열고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외지인이 전입해 올 경우 곧 바로 입어권(入漁權)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입어권은 마을 어촌계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갯벌 양식장(10여ha)에서 어업을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지금까지는 어촌계에 가입해 5년이 지난 뒤 300만원을 내야 입어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이 양식장에서 바지락.해삼.미역 등 해산물을 채취해 가구당 연평균 1000여만원을 벌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이방인'에게 선뜻 특혜를 주기로 한 것은 마을에 있는 파도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1961년 개교한 이 학교는 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현재 전교생이 30명입니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수 3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학교가 없어지면 어린 자녀들은 8km 떨어진 학교로 장거리 통학해야 합니다.

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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