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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힐러리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중'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지 375일. 하지만 경쟁 당사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18일(현지시간) 하루종일 아무 공식 일정이 없었지만 힐러리에 대한 트윗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전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은 역대 최악의 그리고 최대의 루저다(the worst and biggest loser of all time). 그녀는 멈출 줄 모르며 그건 공화당에게 아주 좋은 일”이라며 “힐러리는 정신 차리고 당신 삶에나 충실하라. 그러고나서 3년 후에 다시 덤벼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에 대한 트윗 비난은 최근 한 달새 18차례다. 12일간 역대 최장기 아시아순방을 다녀온 기간을 빼면 거의 매일 힐러리 때리기에 몰두한 셈이다. 아시아 순방을 출발하던 당일인 지난 3일에만 10건의 폭풍 트윗을 했다. 이날은 민주당 전국위원장(DNC) 임시의장을 지낸 도나 브라질이 “힐러리 캠프가 민주당 경선을 조작했다”며 “경선 1년 전 2015년 8월 힐러리 캠프와 DNC가 공동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대가로 DNC의 재정과 전략, 스태프 인사권 등 전권을 갖도록 합의했다”고 회고록을 통해 폭로한 날이었다.

미 대선 375일 지났지만 아직도 설전 #트럼프 "역대 최악 최대의 루저"에 비판 #힐러리 "트윗·골프하면서 일 어떻게 하나" # #힐러리 "대선 합법성 의문 진상조사" 주장 #트럼프 "클린턴 스캔들 특검 임명" 저울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내통의 진짜 이야기는 도나 브라질의 새 책 안에 있다”며 “사기꾼 힐러리는 DNC를 매수했고 민주당 예비경선을 미치광이 버니 샌더스에게 도둑질했다”고 비난했다. 또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왜 사기꾼 힐러리와 민주당의 부정행위를 수사하지 않느냐가 모든 사람들이 묻는다”며 “이제 시작하자”고 수사를 독려하기도 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 역시 대선 이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18일 남편 빌 클린턴의 아칸소 주지사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여러분 모두 분명히 알다시펴 내 옛 경쟁자는 내가 하는 발언마다 집착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윗과 골프를 하는 사이에 어떻게 일을 제대로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게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도 힐러리가 하루 전 17일 발간된 진보성향 잡지 마더 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의 합법성에 많은 의문이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인 위원회의 필요성을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다”고 한 데 대한 비난에 대한 반박이었다. 힐러리는 같은 날 WABC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한 일가운데 존경할만한 건 전혀 없다”며 “그가 이렇게 드러난 만큼 형편없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12일 지난해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Happend)』에선 “미국과 전 세계의 분명한 당면 위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대선 열흘 전 10월 28일 e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부정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회고록 발간 직전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내가 대선 후보가 되는 일이 끝났다”며 2020년 대선 불출마를 밝혔지만 전세계 북투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둘 사이 전쟁은 오히려 불이 붙었다.
다른 한편 로버트 뮬러 러시아 대선개입 특별검사가 트럼프 캠프의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조지 파파도풀러스 캠프 외교고문을 기소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은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법무부와 FBI가 클린턴의 경선조작과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러시아 기업이 미국 광산채굴권을 가진 우라늄원을 인수한 후 클린턴재단에 235만 달러를 기부한 의혹은 수사하지 않느냐”고 열을 올렸다.
이와관련, 워싱턴포스트가 '우라늄원 스캔들을 수사할 두 번째 특별검사 임명을 검토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한 직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지난 14일 청문회에서 “추정만으로 특검을 임명할 근거가 될 수 없다”면서도 “사실에 근거해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열어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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