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당무회의 이후] 신주류 내부서도 '삐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주당의 난장판 당무회의 이후 신.구주류가 제 갈길을 재촉하고 있다.

양측은 타협 시한을 다음달 4일로 정했다. 하지만 이미 전당대회 합의 개최는 물 건너가는 기류다. 29일 오전 신당추진모임 후 이상수(李相洙)사무총장은 합의 가능성에 대해 "노력은 하겠지만 솔직히 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구주류 측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도 "전대 없이 함께 가는 것이 최선"이라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구주류는 "나갈 사람은 빨리 나가라"며 신주류를 압박하고 있다.

최명헌(崔明憲)고문은 "탈레반들이 나가고 나면 남은 사람들끼리 개혁지도부를 구성해 당을 리모델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류는 정대철(鄭大哲)대표의 사퇴까지 거론 중이다. 崔고문은 "鄭대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고 했다.

민주당 신당 논의는 이제 신주류가 '조기 선도탈당' '당내 개혁투쟁' 등의 강.온 목소리를 어떻게 조율해 내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날 신당추진모임에서도 일부 강경파는 "4일까지 기다릴 것 없이 바로 결행하자"는 주장을 폈다.

다수의 만류로 일단 다음달 4일까진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지만 "무한정 늦출 순 없다"며 선도탈당 의사를 접지 않고 있다.

때문에 다음달 4일은 대타협의 시한이 아니라 민주당 분당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주류 내부에선 단독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80여명이 모인 당무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1만2천여명이 모이는 전당대회를 어떻게 단독으로 개최하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김원기 고문(신당추진모임 의장)=대타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별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럴 경우엔 내가 막겠다. 정치는 인내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정동영 고문=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닌, 정치개혁이라는 목표로 출발한 만큼 신당추진모임이란 대오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신당추진모임이 그대로 신당이 돼야 한다. 선도탈당을 하려면 4월에 했어야 했다.

▶신기남 의원(선도탈당파)=결단해야 할 시기다. 방법은 각자 결정할 문제다. 무한정 늦출 순 없다. 추석을 넘기는 건 곤란하다. (동조의원이)10여명은 된다.

▶김근태 고문(중도파)=민주당은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합의가 최선이고 이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그러나 안되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표결이라도 해서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 이것마저 무산되면 그때가서 국민의 뜻을 살펴 어떻게 하는 게 옳은지 결심하겠다.

박승희.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