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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대피소 못 들어가는 반려동물들…“동물도 생명”vs“사람부터 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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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포항 지역 지진으로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소가 마련된 가운데(좌) 일부 대피소에서 반려동물 출입을 막고 있어서 피해 주민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우상조 기자]

15일 포항 지역 지진으로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소가 마련된 가운데(좌) 일부 대피소에서 반려동물 출입을 막고 있어서 피해 주민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우상조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00여 명이 넘는 포항지역 주민들이 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의 대피소 출입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일부 대피소에서는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온 주민들은 다른 대피소를 찾거나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캡처]

행정안전부의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다.

재난 발생 정보와 요령을 알려주는 '우리집 안전점검-애완동물대처방법' 페이지에는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으니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친구 친척에게 맡기거나 동물병원 등에 다로 대피소가 마련됐는지 알아보라고 권고하고 있다.

권고안에는 반려동물을 맡길 때 물·사료·목줄·입마개·약품·운반 용기 등을 챙겨서 보내야 한다는 설명 만 있을 뿐 구체적인 대피요령과 행동지침은 담겨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난상황등 긴급 대피할 때 반려동물을 위한 대피소 를 만들어주세요', '재난시 반려동물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주세요'등 과 같은 제목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캡처]

한 시민은 청원 글에서 “포항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주기 싫어서 대피소에 가지 않고 차에 있다. 물론 사람이 먼저지만 동물도 소중한 생명이다. 제발 대피소 한 곳이라도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생기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알레르기나 동물을 무서워 하는 분들도 계시니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를 만들어달라. 개, 고양이 뿐만 아니라 파충류, 거미 등 반려동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만큼 규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캡처]

이에 반대 의견도 있다. 청원 글에는 “사람부터 좀 삽시다. 사람도 시설이 여의치 않아 좋은 곳에 대피하지 못하는데 일단 사람이 피할 곳부터 제대로 정비하고 나서 개를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은 뒤 2006년 '반려동물 대피와 이동에 관한 법(PETS·Pets Evacuation and Transportation Standards Act)'을 제정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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